삼성물산의 개포우성7차 재건축 '래미안 루미원' 조감도.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은 23일 오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열린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전체 조합원 800명 중 74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삼성물산이 403표(54%)를 획득해 대우건설(335표)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이번 승리는 삼성물산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0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에서 대우건설과 맞붙어 승리한 이후 5년 만의 '리벤지 매치'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이다. 특히 개포우성7차는 강남권 대규모 정비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압구정·대치·도곡 등에서 진행될 굵직한 재건축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987년 단지, 35층 하이엔드 단지로 변신
이 단지는 서울 강남의 프리미엄 입지에 자리잡고 있다. 인근에는 영희초등학교와 중동중·고등학교가 위치해 교육환경이 우수하며,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을 통한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까지 인근에 있어 의료 인프라까지 완벽하게 갖춘 입지적 장점을 자랑한다.
삼성물산이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파격적인 금융 조건과 차별화된 설계 제안에 있었다. 우선 43개월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을 약속하며, 조합 예정가보다 낮은 3.3㎡당 868만9천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금융 혜택도 매력적이었다. 사업비 전액을 최저금리로 책임 조달하고, 조합원 분담금을 4년간 유예해주며, 환급금은 30일 내 100%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분을 최고 100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어 조합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설계 면에서는 실용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했다. 최근 고급 단지의 트렌드인 '스카이브릿지'가 인허가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신 '스카이 커뮤니티'를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단지명인 '래미안 루미원'은 '정점에서 밝게 빛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초대형 중앙광장 '파라마운트 밸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통경축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 장수명 주택 우수등급을 충족한 설계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지하주차장 등 미래지향적 기술도 접목시켰다.
대우건설 역시 만만치 않은 조건으로 맞섰다. 필수사업비 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0.0%로 조달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수수료를 부담하며, 공사비 물가상승분 반영을 18개월 유예하겠다고 제안했다. 조합 계약서 원안을 100% 수용하고 준공 기한 준수를 위한 책임준공확약서까지 제출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단지명은 '써밋 프라니티'로, 고급 브랜드 '써밋'의 가치에 'PRIDE'와 'INFINITY'를 결합해 영원한 자부심을 완성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은 비록 가구 수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향후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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