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시장에서 삼성E&A의 경쟁사들은 뚜렷한 명암을 보이고 있다. 유럽 EPC사인 테크닙에너지, 사이펨, TR(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 테크니몽은 2020년~2022년 부진한 실적을 딛고 2023년부터 현재까지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일본 EPC사인 JGC와 치요다는 2024년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여전히 재정비 중이다.
유럽 EPC사들은 수주잔고를 유지하거나 꾸준히 증가시키는 반면, 일본 EPC사들의 수주잔고는 감소 중이다. 이에 따라 유럽 기업들은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바탕으로 인력 충원을 통해 캐파를 늘리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작은 규모의 수주를 추구하는 보수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유럽 EPC사들은 연간 파이프라인을 500억 유로 이상 규모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가스, LNG와 그에 파생되는 발주(비료, 블루암모니아, CCS), SAF(지속가능 항공연료) 및 바이오에너지 분야에서의 수주를 공통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E&A는 유럽 EPC사와 같은 방향을 전망하며 캐파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E&A의 파이프라인에는 대부분 가스처리, NGL, 블루암모니아, 블루메탄올, SAF 등 유럽 EPC사가 전망하는 공종들로 구성되어 있다.
커져가는 시장에 맞춰 삼성E&A도 매년 인력의 5~10%를 인도 등을 통해 늘리고 있다. 그러나 커져가는 시장에 맞는 전략과 비전, 이에 따른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유럽 EPC사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E&A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주요 입찰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사우디 SAN6 블루암모니아(35억 달러), 카타르 NGL5(35억 달러), UAE 타지즈 SALT 프로젝트(30억 달러), 멕시코 멕시놀 메탄올(20억 달러) 등이 주요 프로젝트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E&A가 글로벌 EPC 시장에서 유럽 기업들과 같은 포지셔닝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밸류에이션이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며 "에너지 전환 관련 프로젝트 수주 확대와 캐파시티 증설을 통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확고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특히 블루암모니아, CCS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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