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들어 KOSPI는 2021년 6월 기록했던 직전 고점을 180포인트가량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상승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글로벌 상승 사이클에 동참하면서 액티브에서 패시브 중심으로 시장을 개편하고 있으며, 지수 구성 상품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9월 KOSPI 약진을 견인하고 있으며, 글로벌 상승 사이클에 동참하면서 액티브에서 패시브 중심으로 시장을 개편하고 있다"며 "지수 구성 상품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돼 반도체 외 대형주 수급에도 우호적일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반도체 약진의 배경으로는 크게 네 가지 요인이 꼽힌다.
둘째, 글로벌 메모리 및 스토리지 등 레거시 기술 기업 주가 상승세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해 있던 종목 수익률을 레거시 기술 기업들이 추격하는 모양세로, Seagate, Western Digital, Micron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 삼성전자를 둘러싼 기술력 의구심이 점차 완화되는 국면이다. 미국향 파운드리 신규 수주와 미국향 HBM(고대역폭 메모리) 선단 수주 가능성 확대 등이 밸류에이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 세계 주식시장을 둘러싼 완화적 금융환경이다.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는 투자등급 기준 1998년 이후 저점을 향하고 있어 주식시장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과 할인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현재 상황도 반도체 주가 추이에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널리스트 이익 추정치 변화는 상향 조정 중이며,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재고 수준은 작년 2분기를 끝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현물 가격과 주가 사이클은 과거에 비해 짧아졌다. 반도체 겨울론 논란과 주가 변동성이 빈번히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년 9월 불거졌던 사이클 종료 주장은 올해 1월 현물가 상승 전환, 4월 상승 속도 가속화로 타파됐다.
9월 월간 수익률을 사이즈별로 보면 KOSPI200과 KOSPI 대형주가 각각 11.3%, 9.8% 상승해 KOSPI 및 중형주, 소형주를 압도하는 성과를 보였다. 패시브 장세 전개에 KOSPI200과 KOSPI를 기반으로 하는 지수 상품으로 자금 흐름도 유입되고 있다.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상승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반도체 외 수출은 장기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계 요소이지만, 이익 추정치를 고려하면 2027년까지 반도체 외에서도 성장을 구가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IT 및 산업재 등 기존 주도주 구도는 중기적 관점에서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좇을 구간"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을 관통해 1개월 가까이 반도체 상승에 대비할 때이지만, 길게 보면 IT와 산업재 주도 사이클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2027년 반도체 당기순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15.5%인 반면, 반도체 외 및 산업재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1.2%, 24.1%로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금은 반도체 외 수출이 다소 주춤하지만 2027년까지 이익 성장률은 더 빠를 수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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