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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AI 성장' 이중과제 맡을 KT 새 리더는?

20여명 레이스 돌입 ... 전 대표들 “화려한 경력보다 내부 발탁 바람직”

안재후 CP

2025-11-17 10:40:02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 제공 =KT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 제공 =KT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개 모집이 지난 16일 오후 6시를 기해 마감되면서 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후보군 취합작업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 사내 후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최종 20여명에 이르는 후보 인물들이 모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모는 무단 소액결제 사건으로 촉발된 것으로, 8월 해킹 사고 이전까지 김영섭 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었다. 2023년 8월 취임 후 그는 구조조정과 AI 중심의 사업 모델 변환을 주도했으며, 올 2분기에는 상장 이후 첫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소액결제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정치권과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결국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노조 “낙하산 인사에는 강력 대응할 것”

KT 내부에서는 내부 인사 발탁을 강력히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KT노동조합은 차기 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를 거듭 요구하며 정치권의 외풍을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나 불투명한 결정이 재현된다면 전 조합원의 뜻을 모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외부 세력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현모 전 대표 역시 입장문을 통해 내부 인사 발탁을 명확히 지지했다. 그는 "KT 대표를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해 응모하는 분들은 자격이 없다"며 "KT 내부 인재 역량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KT 역사와 문화, 기간통신사업자 역할과 책임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 달라"며 "AI 전문가라고 해서 KT를 이끌 대표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 전 대표는 1월 복귀설이 일었으나 14일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다.

KT의 전직 사장들도 한목소리로 신뢰 회복과 성장 전략을 동시에 갖춘 리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중수 전 사장은 "경력만 화려한 '취직형 후보'는 부적합하며 내부 출신 CEO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윤경림 전 사장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리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요 지원 후보들의 면면

내부 인사로는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이 유일하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입사 이후 아이폰 국내 도입, 5G 상용화 등 핵심 서비스 출시를 총괄한 그는 "조직 화합에 강점이 있으며 AI·빅데이터 관련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직 임원들도 대거 참여했다.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KT의 ICT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회사를 정상화하고 국가적 AI 실행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남규택 전 부사장(현 지누스에어 부회장)도 응모했으며, 재직 당시 쇼·올레·기가인터넷 등 히트 상품을 이끌었던 경영 전문가로 평가된다.

지난 CEO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군까지 올랐던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은 올드보이(OB) 그룹의 가장 강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통신사 신뢰를 바로 세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AI 인프라 확충과 피지컬 AI–AIDC 연계를 통해 KT의 기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경림 전 사장도 출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
ICT 업계 출신 후보들도 다수다.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전 SK텔레콤·SK커뮤니케이션즈),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응모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국가전략 AI 파운데이션 모델 선정에서 KT만 탈락했다"며 "AI 환경 변화 속에서 KT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계·산업계 전문가로는 서강대 박수용 교수(전 한국블록체인학회장), 정문철 전 KT 강원본부장, 차상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협 넥스컨텔레콤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ICT·블록체인·클라우드 등 전문성과 업계 경험을 보유한 인물들이다.

신뢰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

KT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8월 무단 소액결제 사고는 KT의 고객 관리체계, 정보보호 거버넌스, 사고 대응 역량에 대한 의문을 일으켰으며, 조직 내 소통 부재와 경영관리 허점까지 드러냈다. 대규모 보안 투자나 보안 프로세스 재정비는 새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KT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으로 보인다"며 "전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여 KT는 이번 공모에서 제출해야 하는 직무계획서에 '대내외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계획을 반드시 기술하도록 했다.

AI 전략 전환의 기로에 선 KT

신성장 동력인 AI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공모 최종 5개팀에 들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이 '토종 AI'를 기대하는 정부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협력 자체도 기대보다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KT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경쟁사들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새 대표는 KT의 AI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낙하산 논란' 반복하지 않기

KT는 민영화 공기업이라는 특수한 정체성으로 인해 정치권의 영향력이 지속되어 왔다. 이석채 전 대표, 황창규 전 대표, 김영섭 대표 등 친정권 인사들이 역대 대표로 선임되었던 사례가 많았다.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대표는 황창규 전 회장 단 한 명일 정도다.

이번 선임 과정이 이러한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업계의 핵심 관심사다.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이 외부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투명한 심사 및 독립적 선임 절차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KT는 일부 방안을 검토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총 지원자 수만 공개하는 방향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와 면접 평가를 거쳐 복수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압축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연내에 최종 후보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하며, 이사회는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 최종 선임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통신업계 한 인사는 "지금 KT는 내부를 단속하고 외풍을 막을 수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절차적 정당성도 확실히 지켜져야 바깥(고객)에 대한 신뢰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뢰 회복과 성장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는 KT가 어떤 리더를 선택할 것인지, 한국 통신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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