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회장은 오는 18일경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스타게이트 투자 유치 행사를 개최한다. 현재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경제대화(TED)에 참석 중인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며,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이 행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리조트 행사에는 손 회장의 초청을 받은 70여 개 글로벌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00억 달러 규모 야심찬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는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추진하는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손 회장은 이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의장으로서 'AI 동맹군'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삼성과 SK그룹은 이미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방한을 계기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올트먼 CEO는 양사에 2029년까지 월 90만장 규모의 D램 안정적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SK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전력 D램(LPDDR) 등을 공급하고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월 방한한 손 회장과 올트먼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AI 동맹' 구축을 목표로 오픈AI를 비롯한 빅테크와의 네트워크 확장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이번 회동을 통해 반도체·전력 및 자본과 운영 등에서 추가 협력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함에 따라 4대 그룹 총수와의 회동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인과의 골프 회동도 예정돼 있다. 손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마러라고를 방문해 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깊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손 회장을 '해결사'(go-to guy)로 여길 정도로 양측의 신뢰 관계가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의 '지원 사격' 역할
이번 방미의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이다. 총수들의 방미 일정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하는 시점과 정확하게 맞물린다. 현재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운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기업인들의 골프 회동 계획을 알고 있다"며 "한미 관세 후속 협상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관세 문제가 거론되지 않겠나. (협상에) 긍정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 강화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경제 외교의 시작
이번 미국 출장은 단순한 기업 행사를 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스타게이트라는 거대 AI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동시에 정부와 기업이 발맞춰 양국 간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AI 경제의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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