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12(수)

창업주의 불굴의 도전에서 다음 50년으로… 고려아연 52년의 선택과 확장

-최기호가 연 비철금속의 길, 최창걸·최창영·최창근이 세계적 경쟁력으로 키워
-경영·기술·자원 역량 쌓이며 멀티메탈 통합제련 완성…106분기 연속 흑자의 기반
-최윤범, 핵심광물·트로이카 드라이브로 계승과 확장…美 공급망까지 무대 넓혀

안재후 CP

2026-08-12 15:13:11

지난 2002년 2월 열린 고려아연 명예회장, 회장, 부회장 이취임식(왼쪽부터 최창영 명예회장, 故최창걸 명예회장, 최창근 명예회장)

지난 2002년 2월 열린 고려아연 명예회장, 회장, 부회장 이취임식(왼쪽부터 최창영 명예회장, 故최창걸 명예회장, 최창근 명예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1970년대 국내 비철금속 산업이 불모지였던 시절, 최기호 창업주는 대규모 제련사업이라는 고난도의 도전에 나섰다.

원료와 기술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척박한 환경에서 이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그 도전정신이 남긴 유산은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과 106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고려아연의 성과는 한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창업주의 정신 위에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이 각각 경영·기술·자원 경쟁력을 차곡차곡 쌓아올렸고, 현 경영진은 이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확장하고 있다.

산업을 만들기로 결정하다
최기호 창업주가 비철금속 제련에 진출할 무렵, 국내 산업의 현실은 척박했다. 산업화 시대를 맞이했지만 비철금속 기반은 아직 취약했다. 대기업들도 발을 담그기 망설이던 분야였다. 최창걸 회장은 창업주와 함께 고려아연을 설립해 회사 전체 경영을 총괄했다. 조직 체계와 재무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주요 사업 현안을 폭넓게 챙기며, 초기 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이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 그의 가장 큰 공으로 평가된다.

기술로 경쟁력을 쌓다
최창영 명예회장은 금속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다. 그가 회사에 안긴 방향은 명확했다. 기술로 승부한다는 것이었다. 선진 제련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독자적인 공정 혁신을 이루어냈고, 버려질 수 있는 제련 잔재에서 다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 노력의 결정체가 TSL(Top Submerged Lance) 기술이다. 다른 업체들이 폐기물로 취급하던 잔재를 재처리하는 공정을 상용화한 것이 고려아연만의 혁신이었다. 이 기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멀티메탈 통합제련 체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최창영 명예회장은 2006년 '한국을 일으킨 60인의 엔지니어'에 이름을 올렸고,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이 뽑은 '대한민국 100대 기술인'으로 선정되었다.

자원을 찾아 세계를 누비다
최창근 명예회장의 무대는 세계 곳곳의 광산 현장이었다.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직접 발로 뛰며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곧 제련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신념 아래, 그는 수많은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이 세 명의 명예회장이 만든 경영·기술·자원의 삼각축이 맞물리면서, 고려아연은 더 이상 단순한 아연과 연 제조업체가 아니었다.

멀티메탈 통합제련의 완성
이 세 명의 명예회장이 만든 경영·기술·자원의 삼각축이 맞물리면서 고려아연은 단순한 아연·연 생산 기업을 넘어, 하나의 원료와 제련 부산물에서 금·은·동, 각종 희소금속까지 회수하는 멀티메탈 통합제련 체계를 완성했다. 이 구조가 바로 106분기 연속 흑자의 기반이 됐다. 단 하나의 금속이나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금속과 계열사의 실적이 서로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구조다. 올해 2분기만 해도 금과 은의 가격이 약세였지만, 아연 가격 상승과 동 판매량 증가, 핵심광물 판매 확대가 이를 보충했다. 매출 6조3730억원, 영업이익 5870억원이라는 실적은 50년이 넘게 쌓인 다각화 전략의 결과였다.

핵심광물 시대를 선도하다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선대가 마련한 기반을 단순히 계승하는 데 멈추지 않았다. 같은 멀티메탈 시스템이라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고도화했다. 핵심광물에 주목한 것이다. 전략광물의 가치가 치솟으면서 R&D와 설비 투자를 강화했다. 같은 원료에서 더 많은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 통합공정의 유가금속 회수율은 최대 96.5%에 달한다. 핵심광물 회수율도 80%대로 높아졌다. 2028년에는 동 생산능력을 연간 15만톤으로 늘릴 예정이고, 갈륨·게르마늄 생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미래에 베팅하다
현 경영진이 그린 그림은 더 크다. 최윤범 회장은 2022년 세 가지 신사업을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순환이 그것이다. 기존 제련사업에서 축적한 금속과 자원 관련 역량을 새로운 산업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호주의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프로젝트,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의 구축, 전자폐기물과 스크랩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 등이 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아래 추진되고 있다.

온산의 기술이 미국의 안보가 되다
이제 고려아연의 다음 도전은 태평양을 건넜다. 미국이 핵심광물을 국가안보의 문제로 보고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온산에서 수십 년 축적한 고려아연의 통합제련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를 주요 공급망 구축 사례로 직접 언급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이라 명명된 이 사업은 한국의 제련 기술과 미국의 자원·산업 인프라를 결합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 통합제련소에서는 아연·연·동뿐 아니라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 다수의 핵심광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52년 전 국내 산업화를 위해 시작한 제련사업이 반세기를 거쳐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건에 활용되는 단계로 확장된 셈이다.

고려아연의 역사는 한 세대의 성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창업주의 도전정신 위에 최창걸 회장의 경영, 최창영 명예회장의 기술, 최창근 명예회장의 자원 경쟁력이 차곡차곡 쌓였고, 현 경영진은 이를 핵심광물과 미래 산업, 글로벌 공급망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기존 경쟁력에 새로운 선택을 더해온 고려아연의 '비전과 도전정신'이 다음 50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579.04 ▲233.51
코스닥 858.91 ▲1.07
코스피200 1,029.43 ▲42.03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0,303,000 ▲118,000
비트코인캐시 301,400 ▼100
이더리움 2,691,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9,015 ▲65
리플 1,438 ▼4
퀀텀 916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0,293,000 ▲88,000
이더리움 2,692,000 ▲10,000
이더리움클래식 9,020 ▲60
메탈 283 ▼1
리스크 110 ▲1
리플 1,440 ▼2
에이다 264 ▲2
스팀 51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0,330,000 ▲120,000
비트코인캐시 301,600 ▲300
이더리움 2,695,000 ▲13,000
이더리움클래식 9,015 ▲95
리플 1,439 ▼3
퀀텀 917 0
이오타 4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