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은 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소각과 액면분할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의하고, 올해 3분기 경영실적도 심의 및 승인했다.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조 861억 원, 영업이익은 1417억 원이다. 107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간 셈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2% 줄었다.
이사회 결의에 따라 고려아연은 내년 1월 보유 중인 자기주식 47만 9737주 가운데 24만 6665주(전체 자기주식의 약 51.4%)를 소각한다. 나머지 23만 3072주(약 48.6%)는 향후 10년간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10월 취득한 자기주식은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전량 소각됐다. 공개매수 발표 당시 주주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는 설명이다.
액면분할도 다시 추진된다. 회사는 액면분할 안건을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분할 금액과 기준일 등 세부 내용은 정기주총 전 소집하는 이사회에서 확정된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가결됐던 액면분할은 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와 영풍의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으로 후속 절차가 멈춘 바 있다.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주식 유동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재추진을 결정했다.
사업 현장의 흐름도 실적을 떠받쳤다. 최대 사업장인 국내 온산제련소를 비롯해 케이지트레이딩, 호주 아연제련소 썬메탈코퍼레이션(SMC), 미국 자원순환 전문 자회사 페달포인트가 안정적으로 운영된 덕분이다. 귀금속과 일부 핵심광물 가격 하락, 환율 하락 같은 악재에도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로 수익성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다만 미국 테네시주에서 약 74억 달러를 투입해 짓는 핵심광물 제련소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초기 투자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9월 미국 연방정부의 최종 환경평가(EA) 절차를 통과해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금속가격과 환율 변동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해 수익성에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3개 분기 연속 매출 6조 원 돌파로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게르마늄 본격 생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어지면 수익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을 지키는 힘과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함께 키우겠다는 회사의 두 가지 약속이, 다음 분기 실적에서 어떤 숫자로 드러날지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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