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다.
신지연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집에서 해 먹는 음식이 유행으로 번진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구매·요리를 통해 유행에 직접 참여하고, 참여 후기가 다시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경우"라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되자, 인증샷이나 이야깃거리가 부족했던 MZ세대에게 심리적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놀 거리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MZ세대의 집밥 트렌드, '브런치'와 '밀키트'

'쿡킷' 밀키트 / 사진제공=CJ제일제당
대학내일은 전국 MZ세대(만15~39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끼니별 식사행태를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평일 점심'을 제외하면 대부분 직접 요리하거나 가족·친지가 차려주는 '집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시간대별로 분석했을 때, MZ세대가 직접 요리해 먹는 비중은 '주말 점심 겸 저녁(58.4%)', '주말 아침 겸 점심(54.9%)', '평일 아침 겸 점심(5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일반적인 식사 시간대를 벗어나면 직접 요리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
MZ세대는 '밀키트(meal kit)'로 한 요리는 스스로 만든 것으로 생각했다. 밀키트는 조리법과 함께 손질된 식재료, 양념을 하나의 세트로 구성한 제품이다. 젊은 세대는 밀키트가 외식과 내식의 장점이 결합한 것으로, 외식의 맛과 편리함, 직접 조리한 음식이 갖는 건강함과 정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이들은 밀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친구와 함께 요리하면서 재미·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키트가 주는 정서적 경험으로 인해 MZ세대는 기존 간편식 제품과 밀키트를 다르게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요리 콘텐츠 시청, 실제 요리로 이어져

코로나19 확산 이후, MZ세대는 요리법을 가르쳐주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MZ세대는 일주일에 평균 2.4회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한다.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자주 본 음식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는 '요리법을 가르쳐주는 콘텐츠(47.6%)'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정 내에서 요리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요리 콘텐츠 시청 이후 요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줄었다고 답한 MZ세대가 많았다. '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해졌다(33.3%)', '요리를 전보다 더 자주 한다(30.8%)', '요리 실력이 늘었다(22.9%)' 순으로 이어져, 요리 콘텐츠 시청이 실제 생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 사회적 거리 두기로 쌓인 답답함, 소소한 '성취감'으로 달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트위터에서 감자를 팔고 있다. / 사진제공=최문순 트위터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2020년 1분기 주요 트렌드로 '달고나 커피 만들기', '탕후루 키트', '강원도 감자 구매 대란'을 선정했다. 세 가지 트렌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행 이후, SNS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달고나 커피 만들기'는 KBS2TV '편스토랑'에서 처음 소개됐다. 구하기 쉬운 재료, 호기심을 유발하는 생김새, 400번 젓기 요소로 MZ세대의 참여 욕구를 자극했다. 달고나 커피를 시작으로 SNS상에는 여러 번 저어서 만드는 다양한 요리법이 인기를 얻었다.
'강원도 감자 구매 대란'은 3월 11일 강원도지사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풍년으로 감자 생산량은 늘었지만, 수요가 없어 농민들의 걱정이 커졌다. 강원도는 판매가격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도청 직영으로 판매했다. 그 결과, 온라인 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감자(Potato)와 매표(Ticketing)를 합친 '포켓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적은 금액으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착한 소비로 MZ세대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다.
GS25는 '탕후루 키트'를 출시했다. 탕후루 키트는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유튜브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하며 성공을 거뒀다.
공통적으로 MZ세대에게 성취감을 주고, SNS 등 채널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차진희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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