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묘연 변호사
문제는 연인이나 부부 관계처럼 은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다. 강간죄 수사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당사자들의 말이 엇갈리면 진실을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억울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조력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유사사건에서 수원성범죄전문 김묘연 변호사는 강간 혐의 피의자에 대한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끌어내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가정폭력으로 인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캄보디아 여성 B씨를 소개받게 되었고, 그녀에게 남편을 피해 지낼 곳을 알아봐 주고 이혼 등 도움을 주며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B씨와 결혼을 약속한 후, 동거 생활을 시작한 A씨는 그러나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동거를 종료하게 되었다. 그 후 B씨는 A씨가 폭행 협박으로 자신을 강간했다며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여 A씨가 강간 및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사건을 수임한 김묘연 변호사는 성관계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다는 것을 파악했다. A씨는 두 사람의 성관계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연인 사이에서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주장했으나 B씨는 협박에 의한 강간임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B씨가 주장하는 범행 일시 전, 후에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이나 두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증언할 수 있는 제3자의 진술 등을 확보하여 의견서를 제출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변호인 조력을 제공한 결과, 경찰은 A씨의 주장을 수용하여 A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과거 폭행, 협박, 사기 등 전과가 많은 상태여서 폭행 협박을 전제로 한 강간이 인정될 경우 구속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였고, 이에 선입견을 전제로 한 압박수사로 인해 부담이 큰 상황이었으나 김 변호사의 발 빠른 대처를 통해 A씨를 궁박한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관계는 서로 사이가 좋을 때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애정표현이지만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진 후에는 다른 한 쪽을 궁지로 몰아넣는 올가미가 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친밀하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결국 수사 단계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제대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증거 제시나 의견 피력 등을 적극적으로 조력해 줄 변호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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