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난방비 폭등했는데 '0원' 23만세대…계량기 고의 훼손도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 등으로 난방비를 한푼도 내지 않은 아파트가 23만 세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비가 폭등한 시기로, 계량기를 일부러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세대도 있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는 총 236만4천354세대의 9.6%인 22만7천710세대로 집계됐다.

이중 12.0%를 차지하는 2만7천265세대는 계량기 고장으로 비용이 청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 등을 훼손한 경우도 29건 확인됐다.

계량기를 일부러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세대는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의 조처가 내려졌다.
난방비 0원 세대 중 실제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비중은 68.0%(15만4천779세대)였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경우도 2.9%(6천668세대)를 차지했다. 이들 가구는 해당 아파트 세대에 실제 거주하면서 난방을 사용했고 계량기 역시 고장 나지 않았지만, 난방비는 0원이었다.

계량기 고장에 의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는 경기 지역이 전체의 55.9%, 서울이 17.1%를 각각 차지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다만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29건 중 16건이 서울에서 발생했으며 이어 세종(8건), 경기(4건), 경남(1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 겨울에는 한파와 함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난방비가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박상혁 의원은 "공동주택 입주민 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고 공동주택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토부와 지자체는 난방 계량기를 지속해 관리하고 관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