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매길 때 자동차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 문심명 입법조사관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형평성 및 공정성 제고 방향' 보고서에서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경우는 세계 유례 없을뿐더러 예전엔 자동차가 사치품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젠 보편적으로 보유한 생활필수품과 다름없기에 소득 중심의 부과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가 전체 지역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낮다는 점에서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건보료 부과 체계는 직장가입자에게 소득(월급 외 소득 포함)에만 보험료율에 따라 건보료를 물리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전월세 포함)과 자동차에 점수를 매기고 점수당 단가를 적용해 건보료를 부과한다.
이에 형평성, 공정성 문제가 계속 불거지며 개편 목소리가 커져왔다. '소득이 있는 곳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원칙에서 볼 때 소득과 무관한 지역가입자의 재산과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물리는 데 반해, 정작 소득 있는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 얹혀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무임승차 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는 국회 여야 합의에 따라 지난 2018년 7월에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1단계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2단계 개편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역가입자 건보료 중 재산·자동차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단계 개편 후에도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요소별 비중은 2023년 6월 현재 소득 58.17%, 재산 41.44%, 자동차 0.39% 등으로 재산과 자동차에 지역건보료를 부과하는 비중이 41.83%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