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목)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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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가 싱거워졌어요."

최근 식품 물가가 치솟으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양을 줄이던가 질을 떨어뜨리는 제품들이 늘고 있다. 특히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조짐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스킴플레이션'은 '인색하게 아낀다'는 뜻의 '스킴프'(skimp)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기업 등이 재료나 서비스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알아차리기 어려운 부분이여서 스킴플레이션은 가장 교묘한 인플레이션으로 통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업들에 가격 인상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 저항을 피해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값싼 재료로 질을 낮추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이 오르자 올해 앞서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대폭 낮췄다. 오렌지 100% 제품의 과즙 함량은 80%로 줄었다. 델몬트 오렌지주스의 과즙 함량이 80%인 제품은 45%로 낮아졌다.

치킨 브랜드 BBQ도 '100%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한다고 홍보해왔지만 지난달부터 튀김기름의 절반을 단가가 낮은 해바라기유로 교체했다. BBQ는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해 올리브유 50%, 해바라기유 50%의 '블렌딩 오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식재료 가격이 뛰자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등의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소비자로서는 한 끼 식사의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체감하는 분위기다.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식당 등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마트에서는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서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46.6%가 '뒷사람 눈치', '조작 어려움' 등 불편을 겪었지만, 인건비 절약을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곳은 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한 식당이 손님에게 식탁을 닦아달라고까지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스킴플레이션'은 외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퀘이커는 그라놀라 초코바의 코코아버터 코팅을 값싼 팜유로 대체했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 세인스베리는 올리브스프레드의 올리브오일 함량을 21%에서 10%로 낮췄다. 또 다른 슈퍼마켓인 모리슨은 과카몰리 제품의 아보카도 함량을 80%에서 77%로 조정했다.

미국 디즈니랜드는 주차장에서 출입구까지 1마일(1.6㎞) 가까운 거리에서 운행하던 트램을 중단해 탐욕스럽게 이윤만 추구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스킴플레이션'은 제품 품질을 떨어뜨려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보다 질적으로 더 나쁘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변경 내용을) 투명하게 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업들에 가격 인상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 저항을 피해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값싼 재료로 질을 낮추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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