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은 80개 기업으로, 총 소각 규모는 20조9955억원에 달했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의 자사주 소각 규모로는 상당히 큰 수치다. 같은 기간 자사주 처분도 108개 기업에서 3조1273억원 규모로 집행되어 총 24조원대의 자사주 관련 활동이 이루어졌다.

삼성전자 3조487억 소각 … 전체 14.5% 차지
그 뒤로는 메리츠금융지주(1조5517억원), KB금융(1조200억원), 삼성물산(9322억원), KT&G(9263억원), 현대차(916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주와 소재주, 그리고 대형 제조업체들이 자사주 소각의 주요 주역임을 알 수 있다.

현대차 임직원 보상 위해 5302억 처분
자사주 처분 규모도 결코 작지 않았다. 108개 기업이 3조127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으며, 이 중 대다수는 기업의 다양한 목적을 반영하고 있었다. 처분액 중 64.7%인 2조245억원은 임직원 보상을 위해 사용되었다. 현대자동차가 5302억원으로 가장 많이 임직원 보상에 자사주를 활용했고, 삼성전자(3429억원)와 SK하이닉스(3076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편 자금 조달 목적의 자사주 처분도 7295억원(23.3%)에 달했다. 롯데지주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롯데물산에 147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업들이 자사주를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 수단을 넘어 경영상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영증권 발행주식 51.23%를 자사주로 보유
다만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신영증권이 전체 발행주식의 51.23%를 자사주로 보유하면서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50%를 넘겼다. 부국증권(42.73%), 한샘(29.46%), SNT다이내믹스(28.94%) 등도 자사주 보유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는 앞으로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이들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비해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기업가치 제고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국내 상장사들의 경영 투명성과 주주 친화적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신영증권 등 여전히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의무화에 따른 조정을 어떻게 진행할지가 관심사로 남아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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