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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 사라진 최성환 사장, 독자경영 빨간불

아버지 최신원 전 회장 확정판결에 SK지분 대부분 매각

안재후 CP

2025-05-21 15:17:40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사진=SK네트웍스 제공)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사진=SK네트웍스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대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가운데, SK네트웍스와 SK(주) 지분을 대부분 처분하면서 그룹 내 입지가 사실상 무너지게 됐다. 이로 인해 그의 아들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의 경영 기반 역시 흔들리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는 최근 SK그룹 내 세대교체와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분 정리로 그룹내 입지 사실상 무너져

지난 5월 15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최신원 전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 전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총 2,235억원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2021년 3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판결로 실형이 확정됨에 따라 최 전 회장은 재심 절차가 없는 한 반드시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심 법원은 이 중 약 560억원에 이르는 횡령·배임, 외화 24억원에 대한 외국환거래법·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개인 유상증자 대금과 양도소득세 합계 280억원을 SK텔레시스 자금으로 납부한 횡령 혐의, 개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 155억원을 SK텔레시스로부터 대여한 배임 혐의, 허위로 급여를 주거나 개인 워커힐호텔 빌라 사용료를 회삿돈으로 지급하는 등 128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계열사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자금 이동 경로를 만들어 회계 처리를 은폐하려 했다는 점이 더욱 문제로 지적됐다.
최 전 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지난 5월 2일부터 4차례에 걸쳐 SK(주) 1만주를 장내 매도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당시 주가를 고려하면 약 17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판결 선고 직전인 5월 8일부터 19일까지 8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주식 64만여 주를 26억원 규모로 장내 매각했다. 현재 그가 보유한 SK네트웍스 지분은 0.16%(35만8,057주)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말 기준 0.88%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이다. 이러한 급격한 지분 감소는 그룹 내 영향력 약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러한 대규모 지분 매각이 실형 확정에 따른 벌금 및 추징금 납부 등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친형으로, 2018년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10만주를 증여받은 바 있다. 당시 이 증여는 최태원 회장이 친인척 간 유대를 강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그 의미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최성환 사장, 네트웍스 지분 0.32% 불과

최 전 회장의 지분 정리와 실형 확정으로 그의 아들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의 경영 기반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최성환 사장이 보유한 SK네트웍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며, 배우자 및 자녀 지분까지 합쳐도 0.36%에 그친다. 최 사장은 SK(주) 지분도 이미 모두 처분한 상태다. 이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으로도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버지의 지원 없이는 독자적인 경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지주사인 SK(주)가 43.88%의 지분을 보유한 구조로, 최 사장의 독립 경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SK네트웍스가 비핵심 사업 정리 이후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어, 경영권 기반 마련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SK네트웍스는 석유 유통 등 전통적인 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진행해 왔으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수익원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실적 역시 악화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367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15.6% 감소한 수치다. 순손실은 5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주력 사업으로 육성 중인 SK매직 사업도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회사 전체의 실적 부진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화학제품 무역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와이드'가 수익성 높은 원료 중심으로 거래 품목을 재편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SK매직의 선제적 비용 집행이 이뤄진 데 따라 단기 실적에 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선제적 투자가 단기간 내에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분야 투자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모색하나 영향력 행사는 쉽지 않을 듯”

SK네트웍스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전반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면서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지난 4월 23일에는 AI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 쇼케이스를 열었으며, 오는 7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나무엑스는 SK네트웍스가 지난 2년간 약 300억원을 투자한 프로젝트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웰니스 서비스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나무엑스는 향후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정서적 교감, 공간 보안 등 다차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웰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이며,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홈 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나무엑스의 개발 과정에서 고객 반응을 분석하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문가와 의료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 1분기는 회사가 AI 기업으로 본격 전환하기 위해 기초를 탄탄히 다진 시기로, 보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성장 모델을 현실에 구현해 내려는 활동에 집중했다"며 "하반기 나무엑스의 성공적인 출시를 지원하고 사업별 AI 연계 효과를 높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AI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네트웍스는 또한 렌터카와 SK매직 등 기존 사업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렌터카 사업의 경우 AI 기반 차량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SK매직은 AI 기반 맞춤형 가전 서비스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성환 사장이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매입이나 신사업 확대 등 전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 지배구조에서는 실효성 있는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최 사장이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SK(주)의 강력한 지배력 아래에서 독자적인 경영 전략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신원 전 회장의 구속과 지분 매각으로 사실상 SK와의 연결 고리는 끊긴 것으로 보인다"며 "최성환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지만, 지분율과 실적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영향력을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성환 사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성공적으로 발굴하지 못하면 SK그룹 내 세대교체 과정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면서 "나무엑스 사업의 성공 여부가 향후 그의 경영권과 SK네트웍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속된 건 개인적 문제 ... 그룹 경영방침과는 무관”

업계에서는 최신원 전 회장의 실형 확정이 SK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행복 경영'을 강조하며 투명한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주력해왔는데, 이번 사태가 그룹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신원 전 회장이 구속된 것은 개인적인 문제로, 그룹 전체의 경영 방침과는 무관하다"면서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SK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의 경우 그룹 내 위상 변화와 함께 사업 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성환 사장의 경영권이 약화될 경우, SK그룹 차원에서 네트웍스의 사업 부문을 다른 계열사로 이관하거나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나무엑스 등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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