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실제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넘어, 그 변화가 법·제도와 어떤 긴장 관계를 가지는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교사의 반복 업무가 자동화되고, 학습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지는 현실은 분명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면에 자리한 학생 개인정보 보호, AI 평가의 공정성, 교사의 역할 변화, 그리고 디지털 격차 문제에 집중한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AI 디지털교과서’ 에 대한 분석이다. 구독형 모델의 도입, 기존 디지털교과서와의 차별성,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실무적 문제 등이 생생하게 다뤄진다. 교육 기술의 혁신이 단순히 '더 편리해지는 것'을 넘어,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법적 쟁점도 탄탄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인공지능기본법」에서 AI 기반 학생 평가를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AI가 단순한 성적 산출을 넘어 인성과 행동 특성까지 판단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칭) ‘인공지능 교육 기본법’의 제정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는 공공성과 기회균등의 원칙 아래, 에듀테크 산업을 균형 있게 성장시킬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은 AI와 에듀테크가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직시하며, 교육의 미래가 기술에만 맡겨질 수 없음을 역설한다. AI가 교육의 ‘보조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법과 제도의 설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기술 중심의 논의가 넘쳐나는 오늘날, 이 책은 교육의 공공성과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은 귀중한 안내서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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