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각각 유권해석을 통해 전자동의서 징구 시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중계자를 거치지 않으면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거나 “무효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확산됐지만, 주무 부처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과기정통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과 이용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하는 법률일 뿐, 도시정비사업 등 개별 분야에서 특정 전송 방식이나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이용을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자문서의 효력은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인정되며, 중계자 이용 여부 자체가 효력을 좌우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취지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역시 같은 맥락의 답변을 내놨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는 전자서명 동의서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별도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QR코드 접속이나 웹링크(URL) 전송 방식 역시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토부는 도시정비법 제3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6항에 따라, 전자서명 동의서의 본인확인 절차는 「전자서명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운영기준 준수사실의 인정을 받은 전자서명인증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안내했다. 핵심은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용 여부가 아니라, 전자서명 과정에서의 본인확인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정비사업 전자동의서 시장에서는 여러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QR코드 기반 전자동의서를 운영 중인 이제이엠컴퍼니는 서울특별시 전자동의서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국토부 산하 LX(한국국토정보공사) 역시 QR코드 및 공유 링크 방식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업체는 자사가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연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사의 QR·URL 방식이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왔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공식 답변과 배치되는 주장으로, 결과적으로 정비사업 현장에 불필요한 불안과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계자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울시 시범사업과 공공기관 서비스까지 위법이 되는 셈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도입 초기 단계에서 과도한 공포 마케팅은 전자동의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일부 조합과 추진위원회에서는 관련 논란으로 인해 전자동의서 도입을 주저하는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려는 정책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전자동의서의 법적 유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용 여부가 아니라, 전자서명 및 본인확인 절차의 적법성과 증빙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제도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서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 공유와 공정한 경쟁 환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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