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9일 2,300포인트를 언더슈팅했던 코스피는 약 두 달 만에 2,900포인트를 돌파했다. 2022년 1월 이후 41개월 만이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5월 이후 코스피에서 5조5천억원을 순매수했고, 6월에만 4조3천억원을 사들였다. 키맞추기 과정에서 코스닥에도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며 연고점을 경신해 800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애널리스트는 13일 발표한 국내시황 리포트에서 "대선이라는 대내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6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파죽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는 세 가지가 지목된다.
두 번째는 정치 불확실성 해소 및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한 기대다. 신정부 출범 이후 ROE 개선 및 저PBR 해소에 대한 외국인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전망 PBR은 0.98배, PER은 9.77배로 과거 10년 평균 대비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세 번째는 달러-원 환율 진정 추이다. 달러인덱스 안정과 함께 단기적으로 상방 요인이 제약되고 있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5월 이후 기계(2.6%포인트), 조선(1.6%포인트), 은행(1.5%포인트), 건설(1.3%포인트), 유틸리티(0.9%포인트) 등 순으로 지분율이 늘었다. 반면 비은행 금융이나 내수 관련 업종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별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가 5월 이후 2,463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509억원), HD현대일렉트릭(415억원), 효성중공업(400억원), 삼성중공업(31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강진혁 애널리스트는 "미국 등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종목들에 외국인 수급도 집중되고 있다"며 "AI 하드웨어, 원전, 조선, 방산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매수의 폭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HBM 등 기술력 의구심이 남아있고, 환율 효과도 제한된다는 점에서 외국인은 5월 이후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나 제약바이오 대형주도 매도 우위다.
강 애널리스트는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확산이 필요하다"며 "단기 가파른 유입세가 나타났던 만큼 수급의 지속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주에는 미국 5월 동행지표 둔화 여부와 한미 관세 협상 재개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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