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풀무원기술원에서 열린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한 품종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품질‧가공적성 평가 협력 연구’ 업무협약식에서 풀무원기술원 김태석 원장(사진 오른쪽)과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원장(사진 왼쪽)이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산 콩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한 민관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되었다. 풀무원기술원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24일 충청북도 청주시 풀무원기술원에서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한 품종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품질 가공적성 평가 협력 연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협약식에는 풀무원기술원 김태석 원장과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원장을 비롯한 양 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국산 콩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 마련과 고품질 가공제품 개발을 통한 산업화 연구 강화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콩 자급률 38.6% 달성,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어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내 1인당 연간 콩 소비량은 7.3kg 수준에 그쳐 있어, 생산 증가와 더불어 소비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2020년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두부류에서는 수입 원료 사용비중이 80.4%, 장류는 90.7%, 음료류는 91.4%에 달해 국산 콩의 활용도 제고가 시급한 실정이다.
성공사례 '아람' 품종, 산업화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협약의 배경에는 풀무원과 국립식량과학원 간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가 있다. 양 기관은 그동안 두부 및 콩나물의 원료 안정 수급과 신품종 제품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특히 나물용 신품종 '아람'의 개발과 보급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아람' 품종은 기존 '풍산나물콩'의 단점을 혁신적으로 보완한 신품종이다. 쉽게 쓰러지고 꼬투리가 낮게 달리는 기존 품종과 달리, '아람'은 꼬투리 달림이 25cm로 기존 품종보다 10cm가량 높아 기계 수확에 매우 용이하며, 수량도 20%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쓰러짐과 꼬투리 터짐에 강해 재배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람' 품종의 실용화 과정이다. 기후변화와 농업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도 시범단지 운영과 농가 대상 교육을 실시하여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현재 제주지역 주산지의 약 20% 정도가 '아람' 품종으로 대체되었으며, 점진적으로 80% 이상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협약 주요 내용과 기대효과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두 가지 핵심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첫째는 콩 산업화 확대를 위한 품종(우량계통) 품질 및 가공적성 평가 협력이며, 둘째는 국산 콩 안정생산기반 확보 및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협력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은 국내 식량작물의 품종개발, 재배기술 보급, 기능성 연구를 담당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서 국산 콩 품종과 우수 유전자원을 제공하고, 가공 원료곡 생산단지 기술 지원, 신품종 정보 제공 및 우수성 홍보를 담당하게 된다.
풀무원은 두부, 콩나물, 나또 등 국산 콩을 활용한 가공식품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신품종의 가공적성 평가와 상품성 평가, 국산 원료 기반의 고품질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풀무원은 현재 특등급 콩만을 사용하여 국산콩 두부와 콩나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콩의 파종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식품이력제'로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어 품질 평가 및 상품화 노하우가 풍부하다.
기능성 콩 품종 개발과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
최근 농촌진흥청은 콩 자급률 향상과 함께 기능성 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토시아닌, 탄닌, 폴리페놀 등 건강 기능 성분이 일반 밀보다 10배 높은 검붉은색의 '아리흑' 품종이나, 알레르기 저감 효과가 있는 '오프리' 품종 등이 대표적이다.
콩 분야에서도 검정 기능성 콩 '청자5호'와 같은 기능성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품종들의 상품화를 위해서는 가공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신품종의 가공적성과 상품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소비자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장기 비전
풀무원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SIAL Paris 2024'에 참가하여 두부텐더, 두유면 등 식물성 지향 혁신 제품 50여 종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 모색하고 있다.
또한 2024년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의 'K-콩 페스타 존'에서 풀무원지구식단 부스를 운영하여 콩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등 국산 콩의 활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마케팅 경험과 노하우가 이번 협약을 통해 개발될 신품종의 상품화와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를 위한 선순환 구조 구축
김태석 풀무원기술원 원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립식량과학원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며, 농업과 식품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국산 콩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기능성 품종을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7년까지 콩 자급률 37.9%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논콩 재배단지 지원, 두류수매비축제도 개선, 가공업체 계약재배 지원 등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풀무원과 국립식량과학원의 협약은 이러한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민관협력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품종 개발부터 가공적성 평가, 상품화,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통합적인 협력 체계는 국산 콩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 소득 증대,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더욱 다양하고 고품질의 콩 제품 공급이라는 다차원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나라 식량안보 강화와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24일 풀무원기술원에서 열린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한 품종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품질‧가공적성 평가 협력 연구’ 업무협약식에서 풀무원기술원 김태석 원장(사진 오른쪽)과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원장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24일 풀무원기술원에서 진행된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한 품종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품질‧가공적성 평가 협력 연구’ 업무협약식에서 풀무원기술원 김태석 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과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