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4일부터 13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은 시네마테크 KOFA(상암동 소재)에서 ‘시대를 초월한 영화작가, 이만희 50주기전’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이만희 감독의 타계 50주기를 기리며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만희 감독의 영화적 세계를 다시금 조명한다.
이만희 감독은 5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작품마다 완성도와 함께 보는 재미 또한 갖추며 ‘천재 감독’, ‘다양한 장르 안에 깊이 있는 주제와 철학을 담은 감독’ 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작품 상당수가 유실되어 오늘날 직접 접하기 어려운 현실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획전은 한국 영화사의 거장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오랜 세월 독창적인 연기 세계를 구축해온 배우 이혜영이 이만희 감독의 딸로서 자리를 함께 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배우 이혜영은 9월 4일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의 상영 후, 황민진 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래머의 진행 아래 구술 낭독 행사에 나서 관객과 뜻 깊은 시간을 나눌 예정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이름을 새긴 아버지 이만희 감독처럼 배우 이혜영은 현재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자신의 이름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혜영은 최근 영화 ‘파과’에서 60대 여성 킬러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큰 주목을 받았고, 이어 연극 ‘헤다 가블러’에 13년만에 출연해 다시 한 번 평단과 관객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혜영은 “아버지는 ‘신념의 사나이’였고 오로지 자기 자신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희생했으며 전력투구한 사람이다. 두려움을 모르는 아버지는 활활 타버려 ‘재’가 되었다. 그럼에도 ‘만추’, ‘흑맥’, ‘시장’ 등 많은 작품이 소실되어 이번 기획전의 개막작인 ‘휴일’ 등 현존하는 작품들만을 통해 아버지의 예술세계를 유추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만희는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들에 의해 완성되어 가고 있다. 흑백영화는 지루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 관객이 직접 연락을 해 이번 기획전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이번 기획전을 계기로 아버지의 영화뿐 아니라 한국 고전영화 전반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젊은 세대의 시선 속에서 한국 고전 영화가 다시 읽히고,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면 이번 기획전의 의미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라며 새로운 세대와의 만남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한편, ‘시대를 초월한 영화작가, 이만희 50주기전’에 대한 자세한 상영일정은 한국영상자료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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