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5일 HMM을 인수하면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에 어떤 도움이 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실제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로펌 등 자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5년 포항제철 시절 '거양해운'을 매각한 이후 약 30년 만의 해운업 재진출이다. 과거 포스코그룹은 HMM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중장기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선을 그어왔지만, 최근 입장을 180도 선회한 것이다.
포스코는 왜 입장을 바꿔 해운업에 눈을 돌린 것일까.
특히 철강 사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해운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전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화주(貨主)로, 해운업에 진출하면 그룹 차원에서 연간 약 3조원에 이르는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포스코의 HMM 인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포스코는 지난 20여년 물류 사업 진출을 시도할 때마다 선주협회를 비롯한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2020년에도 물류 자회사를 신설하려다 해운항만업계가 조직적으로 반대하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인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7조원이며, HMM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3조5000억원 수준이다. 2023년 하림그룹이 인수에 나섰을 당시 HMM의 시가총액은 11조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두 배 이상 뛰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지만 재무 리스크, 기존 핵심 사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 자본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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