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25일 발표한 글로벌 주식전략 리포트에서 "투자자들이 소외된 자산에 베팅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평균회귀 전략과 가치·배당주 투자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주식 펀드플로우는 계속 이탈 중이고, 자산운용사의 순매수 포지션도 5월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의 약세 심리 역시 6월부터 증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신용매수와 레버리지 ETF 등 '투기자'를 대변하는 수급들만이 최근 시장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들이 2025년 내내 소외된 자산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펀드플로우를 살펴보면 미국 주식시장을 떠난 자금은 유럽과 비미국 주식시장, 채권으로 향했다. 모두 펀더멘털이 뒷받침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저렴하게 느껴지는 자산들이다.
문제는 이 전략의 이론적이고 직관적인 설득력이 굉장히 높지만, 현실에서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는 평균회귀 전략이 먹히는 국면이 아니라는 것이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평균회귀의 반대 개념인 모멘텀 베팅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이익 모멘텀 연속성이 굉장히 높고, 시장 자체의 이익 개선도 연속성이 높으며, 이익 주도 섹터가 다음 주도 섹터일 확률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이익은 주가의 상승 추세를 보증하며, 이익 모멘텀의 연속성은 주가 모멘텀의 연속성도 보증한다.
평균회귀 전략이 작동하려면 두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 번째는 신경제가 아니라 구경제가 경제 성장의 헤게모니를 쥐는 것이다. 2003~2007년, 2010~2014년, 2022년이 해당한다. PER이 구조적으로 낮은 산업이 주도주가 되면서 평균회귀 전략이 작동한 것처럼 보인 시기다. 두 번째는 이익 모멘텀이 붕괴했을 때다. 2000년 과잉투자 여파로 닷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붕괴하자 이후 3년 동안 모멘텀은 일절 작동하지 않고 평균회귀만 작동했다.
현재 주식시장은 이 조건들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제 성장 주도권은 AI로 완벽하게 넘어왔고, 이번 사이클이 끝나기 전에 이 구도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관세와 고용을 이유로 실적 전망은 충분히 상향되지 못했는데 AI 업황은 강력하기 때문에 실적 전망 상향 모멘텀은 이어질 공산이 높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글로벌 주식전략팀장은 "갑자기 새로운 구경제 주도 내러티브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평균회귀 전략과 가치·배당주는 이번 사이클이 끝날 때까지 구조적으로 아웃퍼폼이 어려워 보인다"며 "싼 것은 이유가 있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주도주 중심의 실적 전망 강화도 뚜렷하다. 반도체를 비롯해 IT 소프트웨어, IT 하드웨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이 실적 전망과 시가총액 상승률에서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에너지, 자동차, 은행 등 전통적인 가치주들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모멘텀은 PER에 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PER 섹터일수록 실적 개선 폭이 크고 시가총액 상승률도 높은 반면, 저PER 섹터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결국 현재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가치 투자나 배당주 투자 전략보다는 성장주와 AI 관련 테마주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저렴한' 자산들이 저렴한 이유가 분명히 있는 만큼, 당분간은 모멘텀 중심의 투자 전략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