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앨 고어가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은 기후위기가 초래할 중대한 결과를 경고한 작품이다.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 작품은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이어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기후위기의 인식과 중요성이 전 세계에 이슈가 되면서 학계 밖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앨 고어는 다큐멘터리에서 “킬리만자로의 눈이 10년 안에 사라질 것”, “뉴욕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2024년은 킬리만자로 역사상 최저 적설량을 기록했고, 1880년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약 23cm 상승했다. 루이지애나의 ‘아일 드 진 찰스(Isle de Jean Charles)’ 주민들은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다.
기후연구 분야에서도 노벨상은 이어졌다. 2021년,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기후변화의 물리적 원리를 규명하고 지구시스템 모델을 구축한 마나베 슈쿠로(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클라우스 하셀만(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소장 등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인공위성조차 없던 시절부터 이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지구 표면 온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슈쿠로 교수는 “내 연구의 원동력은 모두 호기심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인류가 이 변화를 인식하고 대응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셀만 소장 역시 “사람들이 너무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후학자의 연구와 정치인의 기후활동에 수여된 노벨상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과 행동이 인류 모두의 과제임을 일깨워주었다. 이와 함께 최근 개발된 기후 분석 도구 '기후 시프트 지수(Climate Shift Index, CSI)'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가 발생할 확률은 약 400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모두가 ‘불편한 진실’을 수용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
<My Own Planet, There Is No Planet B>
기후위기는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후위기가 나쁜 결과로 귀결된다면, 단 하나뿐인 지구는 돌이킬 수가 없다. 그 때문에 기후위기는 단순히 기상학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함께 이야기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마이오운플래닛은 이러한 기후위기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지구의 시스템을 시각화하고, 실천으로 이어가는 일상 속 기후행동 캠페인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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