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은 마약 범죄에서 ‘사용 여부’보다 ‘소지·소유 사실’을 중하게 본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를 소지하거나 소유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 투약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마약을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면 범죄 성립이 문제될 수 있다.
처벌 수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필로폰을 소지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이 규정돼 있고, 대마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초범이거나 소량이라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부분은 고의 여부다. 당사자들은 “마약인지 몰랐다”, “지인이 준 물건을 잠시 맡아두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단순한 진술보다 취득 경위와 보관 방식, 물품의 형태,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정상적인 생활 경로에서 접하기 어려운 물품을 소지하고 있었다면, 고의가 있었다고 추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마약 단순 소지 사건은 이후 투약이나 유통 혐의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지한 물건의 양이나 포장 상태, 통신 기록, 계좌 내역, 주변 인물과의 관계 등이 함께 조사되면서, 사건의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 부인이나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약 사건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 소변 및 모발 검사 등 여러 절차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단순 소지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면, 사건의 성격이 불필요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어떤 경위로 물건을 취득했는지, 제3자의 개입이 있었는지, 해당 물건을 실제로 지배·관리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마약 범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범죄인만큼, 수사 과정에서의 판단 하나하나가 향후 처벌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순 소지라 하더라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사건 초기부터 법적 기준에 맞춰 정리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무법인 더앤 이현중 대표변호사는 “마약 사건은 실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소지 사실만으로도 처벌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단순 소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취득 경위와 관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수사 범위가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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