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파트너스는 지난 2025년 5월 약 1천억원 규모의 GA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는데, KB금융은 500억원을 투자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것이다. 이는 펀드 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KB금융이 데일리파트너스의 GA 투자전략에 상당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는 KB금융그룹이 직접 GA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대신, 사모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GA 시장의 성장성을 포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이 펀드를 통해 지난해 11월 메리츠금융서비스의 후신인 ‘인포유금융서비스’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12월에는 글로벌금융판매 산하 조직인 'KS두레'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독립 GA 설립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B금융이 데일리파트너스 펀드에 LP로 참여한 배경에는 메리츠금융그룹의 굿리치 투자 성공사례가 손꼽힌다.
GA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메리츠금융의 굿리치 투자 모델을 분석하고 벤치마킹한 것으로 안다”며 "GA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인한 후 500억원 규모의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22년 JC파트너스가 굿리치(옛 리치앤코)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투자자(LP)로 대규모 출자를 단행했다. 총 1천850억원 규모의 펀드 중 메리츠화재가 350억원, 메리츠증권이 150억원, 메리츠캐피탈이 500억원을 각각 출자해 총 1천억원 투자했다.
투자 당시 메리츠금융그룹과 JC파트너스는 5년(2027년) 이내에 기업을 상장한다는 계약 조건과 함께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이 굿리치의 기업 상장 후 매각차익 또는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굿리치는 JC파트너스 인수 이후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은 5천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 늘었고,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128억원에서 2.8배 증가했다. 2022년 2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JC파트너스는 굿리치를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데일리파트너스가 공동 운용사(Co-GP)로 참여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3천억원 초반으로, 올해 1분기내 결성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GA 육성 넘어 다양한 GA에 분산투자
KB금융그룹은 그동안 자회사인 KB라이프를 통해 GA 시장에 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KB라이프는 2025년 7월 자회사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에 200억원 규모 자금을 수혈해 조직 확장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데일리파트너스 펀드 참여는 KB금융그룹이 GA 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자회사 GA를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모펀드를 통해 다양한 GA에 분산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A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메리츠의 굿리치에 대한 투자사례를 벤치마킹한 것 같다”며“메리츠 투자 이후 실제 굿리치는 상당한 외형성장을 이뤘고, 기업가치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그룹의 보험사인 KB손보나 KB라이프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덧붙였다.
또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특히 사모펀드들은 GA의 캐쉬플로우가 양호한다는 점에 관심이 많다”며 “KB금융이 데일리파트너스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실절적인 주체는 KB손보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아무래도 KB금융이 LP로 참여하면 KB금융그룹의 보험사들도 혜택을 받을 것 같다”고평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저희가 GA 시장에 직접 지분투자를 한 것은 아니다”며 “사모펀드에 단지 LP로참여했을 뿐이며, 펀드의 투자대상은 전적으로 GP가 결정하는사항이다”고 말했다.
보험사와 사모펀드의 GA 투자 확대 가속
KB금융의 데일리파트너스 펀드 참여는 GA 시장을 둘러싼 금융그룹과 사모펀드들의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생명은 GA업계 선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7월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형 GA인 IFC그룹의 지분을추가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3분기 한화생명이 보유한 GA 4개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IFC) 설계사는 3만6천487명으로 GA업계 선두 지위를 더욱 굳혔다.
또한 하나손해보험은 2025년 12월 자회사형 GA 하나금융파인드에 150억원을 출자해 영업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ABL생명도 2025년 7월자회사형 GA ABA금융서비스를 통해 GA인 ABC라이프의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조직 규모를 키웠다.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코스피 상장 GA인 에이플러스에셋 지분을 4.99%에서 12.14%로 확대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이플러스에셋은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GA업계 내 선도적인 기업"이라며 "장기적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요주주가 되고자 한다"고밝혔다.
'1200룰' 규제 앞두고 대형화 가속
보험사와 사모펀드가 GA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형 GA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때문으로 관측된다.
올 7월부터 '1200%룰'이 시행되며 수수료 분할 지급과 상품 비교공시 의무 강화 등이 담긴 '보험판매수수료 개편안'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체결 시 보험사로부터 받게 되는 수수료를 월납입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기존보험사의 전속 설계사에만 적용되던 '1200% 룰'은 올 7월부터 GA까지 전면 확대 적용된다.
초년도에 재무설계사(FP)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와 시책, 정착지원금등의 합계가 연 1200%를 넘지 못하도록 묶이면서, GA가 FP에게 1200%를 넘어 추가로 얹어 주던 구조 자체가 제한된다.
이에 일시에 지급되던 수수료가 4~7년간 분할 지급이 현실화될 경우 대형 GA 중심의 시장 판도가 보다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센티브를 늘려 GA들의 설계사 인력을 빠르게 늘리는 것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자본력과 교육·지원 인프라를 갖춘 대형 GA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GA합류 조직에 지분 배정 … 공정·투명성 제고
데일리파트너스는 핵심역량 중심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략을통해 KS두레의 사업 확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설계사들의 성공을 위한 핵심역량으로 자금력·시장창출·영업지원등 세 가지를 설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신규 GA에 합류하는 모든 조직은 합류 시점의 객관적 가치평가를 거쳐 지분을 배정하기로했다. 이후 실적에 따라 지분이 변동되는 구조를 도입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데일리파트너스 관계자는 "설립할 신규 GA는국내 금융상품 유통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성장 방정식을 풀어내 산업 전체 성장과 소비자 중심 금융을 견인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향후 연합형 지사대표나 지분이 없는 회사형 지사 등을 대상으로 신규 법인 합류를 추진할 계획으로, 추가 GA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독립형 GA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GA, 펀드와 신탁 판매 등 수익원 다각화 가능
금융업계에서는 GA의 금융투자상품 판매 가능성에 주목하며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GA가 향후 금융투자상품 중개업라이선스를 확보할 경우, 펀드나 신탁 판매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달리 GA 소속 설계사는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으며, 2023년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복잡한 구조의 보장성 보험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GA 시장의 성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GA업계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이 도입되면서 GA들의 인력 확보전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며 "GA에 대한 법적, 의무 강화로 장기적인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GA가 생존에 유리해지면서 대형GA 중심의 시장 재편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KB금융의 데일리파트너스 펀드 참여는 금융그룹의 GA 투자전략이 '직접 인수'에서 '사모펀드를 통한 포트폴리오 투자'로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리츠금융의 굿리치 투자 성공모델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GA 시장을 둘러싼 자본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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