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뚜렷하게 악화되었다. 2025년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8.0%로 3.8%포인트나 하락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이익은 대폭 감소한 것이다.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뚜렷하다. 4분기 매출은 28조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도매 판매도 76만3200대로 0.9%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8425억원으로 32.2% 감소했다. 판매가 거의 유지되거나 증가했음에도 이익이 급락한 것은 원가 부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매출원가율도 81.7%로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했으며, 판매관리 비율도 11.8%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 악화의 핵심 원인은 미국 관세다. 기아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작년 한 해 미국 관세로 영업이익이 3조930억원 감소했다"고 명시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미국 관세율은 2025년 11월 1일부터 15%로 조정되었으나, 미국 법인 내 기존 관세의 영향을 받은 재고 수준에 따라 실제 판매 기준으로는 약 두 달간 25% 관세 부담 효과가 반영되었다. 이로 인해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했고, 이를 판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마진율이 압박받은 것이다.
친환경차 수요가 버팀목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기아가 매출을 6.2% 증가시킬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 증가 덕분이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중심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서유럽에서는 전기차 중심 판매가 확대되었다.
특히 4분기는 이 같은 친환경차 수요 강세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판매량 증가보다는 제품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매출 증가를 견인한 측면이 크다.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 노력
기아는 미국 관세와 북미·유럽 시장의 증가된 인센티브 비용을 부분적으로 상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영업이익 악화를 완화했고, 전방위적인 비용 절감 노력도 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들이 3조930억원대 관세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부족했으며, 결국 영업이익률은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전망, 수익성 회복 신호탄
기아는 2026년에 판매 목표를 335만대로 설정했는데, 이는 2025년 대비 6.8% 증가한 규모다. 연간 매출은 122조3000억원으로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영업이익은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은 8.3%를 목표로 제시했다.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에 비해 영업이익이 더디게 회복되는 것은 여전한 비용 압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률 목표 8.3%는 2025년 8.0%보다 0.3%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다.
기아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제품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7년 만의 신차 텔루라이드를 중심으로 SUV와 하이브리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셀토스 신차와 하이브리드 신규 추가도 예정되어 있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유럽에서는 연초 EV2 신차 출시를 시작으로 EV3, EV4, EV5로 이어지는 대중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함으로써 유럽 내 EV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인도 시장에서는 신형 셀토스로 프리미엄 SUV 소비층을 공략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나간다.
기아는 올해 주주 배당금을 주당 6800원으로 책정했으며, 이는 2025년 대비 300원 증가한 규모다. 더욱 주목할 점은 총주주환원율(TSR)을 2025년 33.4%에서 2026년 35%로 끌어올린 것으로, 지난해 밸류업 정책 시행 원년에 이어 올해도 주주 환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과제와 기회의 교차점
기아의 2025년 실적은 판매량과 매출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겨주었다. 미국 관세라는 명확한 부담 요인과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마진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친환경차 수요의 지속적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은 향후 성장의 기반이다. 2026년 경영진은 미국 관세 적용과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과 성장 정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기아가 얼마나 실질적인 비용 관리와 제품 차별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가 2026년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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