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오전 10시15분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함 회장의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린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인 2015년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로부터 그의 자녀가 하나은행 공채에지원했다는 연락을 받고 이를 인사부에 전달한 행위와, 2015~2016년 신입사원 공채 당시 남녀 채용비율 관련 발언 등으로 2018년 기소됐다.
금융권은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무죄 선례와 직접적인 개입 증거 부족을 고려할 때, 유죄 확정보다는 무죄 또는 파기환송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22년 3월 서울서부지법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의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인 합격자 선정이나 점수 조작 지시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채용 실무는 인사부가 담당했고, 개별 지원자를 특정해 합격이나 탈락을 지시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재판부는 기업이 장기적인 인력 수급과 조직 운영을 고려해 채용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경영 자율성도 인정했다. 법조계는 이러한 판단이 CEO의 경영권과 형사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 항소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은 은행장 지위에서 나온 발언이 실무진에게 사실상의 지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항소심의 논리가 CEO의 모든 발언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확대 해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변호사는 "직접적인 지시나 구체적 개입 없이 지위만으로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용병 무죄 선례, 함 회장 사건에도 적용될 가능성 높아
당시 대법원 2부는 "채용 전형의 각 단계에서 회장이 구체적으로 점수조정이나 합격 결정을 지시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CEO 개입 가능성을 추론할 간접 정황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함 회장의 사건은 조 전 회장보다 직접 증거가 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함 회장은 특정 지원자를 지목해 합격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실제 채용 결정은 인사부가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심스럽지만 조용병 판결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함영주 회장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 '지시'인가 '의견 전달'인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함 회장의 발언이 법적으로 처벌 가능한 '구체적 지시'였는지, 아니면 CEO로서 할 수 있는 '일반적 의견 전달'이었는지 여부다.
1심은 함 회장이 일부 지원자에 대한 추천 의사를 전달한 것은 인정했으나, "합격권이 아닌 지원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한 행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최고경영자의 단순한 추천이나 인적 사항 전달만으로 업무방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법리가 확립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2심은 은행장이라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발언은 실무진에게 지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위 자체를 이유로 형사책임을 인정하면 경영 현장에서 CEO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경영판단'이냐 '차별'이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1심은 "하나은행의 차별적 채용방식은 적어도 10년 이상 관행적으로 인사부 내부에서 이어져 왔던 것으로 보이고, 함 회장이 이러한 관행을 인지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장기적인 인력 수급과 조직 운영을 고려해 채용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업의 경영 자율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2심은 경영 자율성을 인정하더라도 특정 성별을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수준이라면 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대법원이 기업의 경영 판단 재량과 법 위반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무죄 판결 시 경영 안정성 확보, 그룹 성장 탄력 기대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결할 경우 함 회장은 8년간의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고 2028년 3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인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함 회장은 이미 2024년 7월 DLF 판매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채용 관련 재판에서도 무죄를 받으면 모든 주요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 추진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현재 추진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100조원 규모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 생산적 금융 전환 등 그룹의 핵심 전략들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
하나금융은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4천334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이 2조259억원으로 12.2% 증가하는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병 전 회장 사례와 법리를 고려하면 무죄 또는 파기환송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번 판결로 하나금융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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