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대표변호사
합의를 진행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직접 접촉 금지다. 피의자나 가해자 측 가족이 사죄나 합의를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행위는 2차 가해 또는 협박·강요, 증거인멸 시도로 오인될 위험이 높다. 합의 시도 자체가 불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해 구속영장 신청이나 처벌 수위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합의 절차는 변호인 등 법정대리인을 통해 피해자의 의사를 사전에 확인하고 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실제 합의 절차는 객관적 사실관계 확정과 피해자의 수용 의사 확인에서 출발한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죄의 뜻을 전달하고 합의 의사가 확인되면 피해 규모와 합의금을 협의한다. 합의가 성립되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며, 합의서에는 피해자의 신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의사 표시, 향후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조항 등이 들어간다. 작성된 서류는 피해자의 인감증명서나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주민등록증 사본 등 본인 의사 확인 서류와 함께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낸다.
양형 심리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은 합의서 제출 여부만이 아니라 합의의 진정성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피해자가 진정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지, 합의금 지급이 실질적으로 완료됐는지, 합의 과정에서 부당한 압박이나 강요가 없었는지를 살핀다. 피의자의 반성 태도, 동종 전과 유무, 자수 여부, 범행 수위 및 유형력 행사 정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노력도 양형 요소로 함께 고려된다.
실무적으로 강제추행 합의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피해자가 요구하는 피해보상금과 피의자가 현실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 간의 격차다. 피해자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이행 가능한 합의 조건을 도출하려면 단순한 액수 협상을 넘어 진정성 있는 사과 전달과 부제소 특약 등 법적 안전장치를 세심하게 조정해야 한다.
글 : 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대표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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