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 일가 펀드 5440억원 지분 사들여
최 회장은 DFO 퍼블릭 인베스트먼츠(DFO Public Investments)에 SK㈜ 보통주 97만2493주(지분율 1.34%)를 주당 55만9387원, 총 544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당 매매가격은 13일 종가 50만1000원보다 11.6% 높다. 거래는 다음 달 2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결제될 예정이며, 계약상 12월 1일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계약에는 DFO가 계열회사에 매수인 지위를 넘길 수 있는 조항도 담겼다. 최종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법인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SK의 사업 접점에 주목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기반으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한다. 그러나 매수 주체는 델 테크놀로지스가 아니다. DFO는 마이클 델 회장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DFO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펀드다. 델 테크놀로지스가 사업 확장을 위해 직접 지분을 취득하는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SK 측은 전략적투자자가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델 일가의 투자만으로 양사의 사업 협력이나 주주총회에서의 우호 관계를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PRS, 명의와 손익이 나뉘는 구조
3%룰 적용 여부 가를 의결권 결정 과정
올해 7월 시행된 강화 상법은 독립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로 제한한다. 이번 매각은 그 합산 대상이던 주식의 소유자를 바꾼다. DFO와 한국투자증권이 합산 대상에서 제외되면 두 투자자는 별도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은 줄어도, 두 투자자가 회사 측 감사위원 후보를 지지하면 최대주주 측 3%에 추가 찬성표가 붙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6일 이번 거래가 3%룰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수자들이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약정했다면 공동보유자로 공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동보유 공시 여부만으로 합산 대상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는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를 기준으로 삼고, 상법상 합산은 특수관계나 최대주주 측 계산에 따른 주식 보유, 의결권 위임까지 포함한다. 법적 판단은 결국 의결권이 어떤 과정으로 결정되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자가 독립적으로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최 회장과의 사전 합의에 따라 투표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한국투자증권 주식이 상법 시행령 제38조가 정한 '최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의 계산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명의가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가도 최대주주 측 의결권에 합산된다. 따라서 손익 귀속과 주식 처분권, 의결권 행사 권한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SK㈜ 감사위원 선임 구도에 미칠 영향은 두 투자자의 의결권 독립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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