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목)
'인간 뇌 지도 연구', 뇌를 활용하는 시대가 온다 ②
[글로벌에듀 차진희기자]
본격적인 뇌 연구는 뉴런이라는 뇌 신경세포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1873년, 이탈리아 카밀로 골지 박사는 신경세포 조직을 염색해 뉴런을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카할 박사는 골지의 방법을 이용해 뇌의 신경망을 그림으로 그렸고, 두 과학자는 공로를 인정받아 19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의학은 물론 전기생리학, 분자생물학, 심리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이 합쳐져 뇌와 관련된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4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뇌 연구는 차세대 핵심 연구 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는 뇌의 작동 방식을 규명해 뇌와 관련된 불치병의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선포했다. 이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뇌 프로젝트의 공통 목적은 뇌와 신경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할 때 뇌세포가 분자 수준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뉴런과 시냅스의 상호작용이 뇌 신경계에 무슨 영향을 주는지 등을 알아내려고 한다.

◇ 미국

미국은 장기적·지속적인 관점으로 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다음 해, 미 국립보건원은 '브레인 2025'를 공개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가 뇌 내부 신경망에서 일어나는 신경 네트워크의 신경흥분패턴을 규명하고 다양한 뇌질환매커니즘 규명과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한다면, 브레인 2025에는 브레인 이니셔티브 참여 기관들의 연구 영역과 장·단기적 목표가 제시돼 있다.

2016년부터 10년간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뇌 관련 연구에 미 정부는 총 45억 달러(약 5조 3,9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유럽

유럽위원회는 '미래기술 주력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간 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뇌 프로젝트의 목표는 뇌와 관련된 기존의 지식을 집대성해 인간의 뇌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013년부터 10년 동안 10억 유로(약 1조 3,900억 원)가 투입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유럽 단일기금을 운용해 신경과학과 뇌 질환 연구의 기초·임상·중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 일본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8년형 '뇌과학연구전략추진프로그램'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브레인·마인즈'(2014)를 발표했다.

브레인·마인즈는 2014년부터 10년간 지속되는 프로그램이다. 뇌 기능을 이해하고 뇌 질환 극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제어 기술, 유전자 변환 기술 등을 활용한다. 2016년 총리 직속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도 출범했다. 2030년까지 인공지능 산업화를 위한 3단계 로드맵도 완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뇌 연구의 경우 제1차 기본계획(1998)이 발표된 후 태동기와 기반 확충기를 거쳐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 2018년 발표된 제3차 뇌 연구 촉진 기본계획은 선진국의 연구 흐름과 유사하다. 뇌에 대해 근원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며, 뇌 질환 등을 극복하고자 도전한다. 결국 뇌 연구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것이 큰 목표다. R&D 규모 역시 지난 3년간 연평균 26.7% 증가하는 등 국가 차원의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투자된 1,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는 미국의 180분의 1, 일본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미래 사회 기술 혁신을 주도할 뇌 연구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차진희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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