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금)

"파생상품 계약으로 손실 끼쳐" 2대 주주 쉰들러 승소 확정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현정은(68) 현대그룹 회장이 다국적 승강기업체이자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 그룹과의 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쉰들러가 현 회장과 한상호(67)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 전 대표는 배상액 중190억 원 만큼의 책임을 현 회장과 함께 져야 한다.

재판부는 "현 회장 등은 계약 체결의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이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 원 가까운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요청했으나 감사위가 답변하지 않자 주주 대표 소송을 냈다.
주주 대표 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임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쉰들러는 현대 측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현대상선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에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게 함으로써 거액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1심은 쉰들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체결한 파생금융상품 계약이 현 회장의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2심은 일부 파생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현 회장이 1,70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현 회장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2심 판결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글로벌에픽 편집국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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