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박민희 변호사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만나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안일한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현행 아청법 제13조 2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하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유인'이나 '권유'는 성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이나 대가를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유혹하여 성적 행위로 나아가게 하려는 모든 적극적인 행위를 포괄한다. 즉,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 메시지를 통해 조건에 합의하고 만남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적발된다면, 설령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더라도 범죄 성립에 아무 지장이 없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2021년 아청법 개정으로 도입된 '위장수사' 제도이다. 경찰관이 온라인상에서 미성년자로 가장하여 범죄 의도를 가진 성인에게 접근하거나 역으로 접근해오는 피의자의 범행 증거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유인 행위가 적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게다가 디지털 포렌식 수사 기법이 고도화 되면서 대화방을 나가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기기를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한다 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진 상황이다. 또한 사법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높은 신빙성을 부여하며, 피의자가 미성년자임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대화 전반의 맥락이나 프로필 정보 등을 토대로 '미필적 고의' 여부를 엄격하게 따진다. 만약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조금이라도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면, 법원은 이를 유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미성년자조건만남 시도로 인해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형사 처벌 그 이상의 사회적 불이익이 뒤따른다. 성범죄자로 등록되어 신상정보가 공개되거나 고지될 수 있으며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 복지 시설 등에 대한 취업이 장기간 제한된다.
로엘법무법인 박민희 파트너변호사는 “사법부는 온라인을 통한 성 착취 시도가 오프라인 상의 실질적인 피해로 전이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초범이라 할지라도 그 죄질이 불량하거나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실형을 선고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미성년자조건만남은 성인 간 성매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범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의 익명성은 결코 범죄의 방패가 될 수 없다. SNS를 통한 미성년자 대상 접근은 그 자체로 법적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쌓아가는 행위이며, 일단 수사가 시작되면 본인이 남긴 디지털 발자국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부터 자신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 의도치 않게 휘말린 부분은 없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수사 기관의 압박에 못 이겨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법리 분석을 통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법 절차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 변호사는 "미성년자조건만남 관련 사건은 실제 성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대화의 구체성과 유인 행위의 적극성에 따라 엄중한 형사 처벌이 내려지는 추세이며, 특히 디지털 증거가 명확히 남는 특성상 초기 수사 대응 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미필적 고의 여부와 법리적 쟁점을 면밀히 다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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