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을 장착하고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우 김신록에게 연일 감탄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지니 TV 오리지널 ‘당신의 맛’에서 한층 더 단단해진 연기 공력과 깊어진 노련함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세상에 김신록이라는 보석을 알린 드라마 ‘방법’과 ‘지옥’부터 배우로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재벌집 막내아들’, 살벌함의 정수를 보여준 ‘언더커버 하이스쿨’ 등에 이르기까지. 김신록은 본인의 연기 세계에서 장르와 캐릭터, 분량 등에 한계를 짓지 않았다. 대신 기존과 다른 얼굴을 꺼낼 수 있는 작품에 과감히 뛰어들어 대중 앞에 섰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당신의 맛’ 역시 김신록의 신선한 변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그가 맡은 진명숙은 요식업계의 숨은 고수로, 야무진 요리 솜씨는 기본 남다른 센스도 지닌 인물이다.
극 중 진명숙(김신록 분)의 반전 면모는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좋아하는 인기 드라마를 챙겨보며 폭풍 리액션을 펼칠 때에는 소녀 같다가도, 음식 앞에서는 순식간에 180도 달라졌기 때문.
식재료의 손질법을 술술 읊고, 레시피를 알려줄 때에는 두 눈을 형형하게 빛내는 모습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음식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진명숙이 파인다이닝 식당 정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그의 합류로 인해 ‘당신의 맛’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려졌다.
김신록은 다양한 디테일로 작품을 풍성하게 채웠다. 그의 감칠맛 나는 사투리 연기는 캐릭터의 친근한 매력을 극대화하는가 하면, 특유의 정확한 발음과 말의 리듬감을 살린 대사 처리는 시청자들이 온전히 진명숙의 서사에 빠지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김신록의 노련함은 ‘당신의 맛’ 속에서 더욱 빛났다.
특히 김신록이 가진 너른 스펙트럼은 인물의 희로애락을 그려낼 때 강한 힘을 발휘했다. 나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알아본 모연주(고민시 분)를 만났을 땐 환희를, 셰프라는 새로운 꿈을 꾸며 한 걸음씩 전진해나가는 즐거움을 반짝이는 눈빛과 환한 미소 안에 담아냈다.
또한 정제에 화마가 휩쓸고 가자 방화범을 향해 분노를 뿜어내는 모습과 망연자실한 모연주의 슬픔에 깊이 공감하는 면모까지. 김신록은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지점의 정도를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그려냈다. 감정의 선을 정교하게 조율한 그의 뛰어난 완급 조절은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내 높은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동력이 되기도.
한편, 김신록 주연 ‘당신의 맛’ 5회는 26일 밤 10시 ENA에서 방송된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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