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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부회장 취임 3년, ’한국형 록히드마틴’ 만들었다

그룹 시총 120조 돌파하며 재계 5위 우뚝 … 방산·조선 중심 체질개선 성공

안재후 CP

2025-08-08 14:07:4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김동관 부회장 취임 3년, ’한국형 록히드마틴’ 만들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오는 8월 말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단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가 이뤄낸 변화는 한화그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과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라는 수식어에 머물렀던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차세대 총수로서 한화를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시총 120조원, 재계 판도를 뒤바꾸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그룹의 기업가치 급상승이다.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3조5000억원에서 올해 8월 초 120조7000억원으로 177.5% 증가했다. 이로써 한화는 삼성과 SK, 현대차, LG에 이어 그룹 시총 톱5에 진입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30.6%를 5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설정한 '플러스(PLUS) 한화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최근 1800억원을 돌파했으며, 연초 대비 수익률은 151.57%로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운명을 바꾼 결단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다. 김동관 부회장은 독일 태양광 셀 제조업체 큐셀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적자가 나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2008년 무산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다시 인수하며 조선·방산 사업을 키운 것도 김동관 부회장의 성과다.

한화오션의 변신은 극적이다. 한화오션의 매출은 인수 2년 전 4조4866억원에서 인수 2년 후 10조7760억원으로 140.2%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2조4730억원에서 11조4445억원으로 급증했다. 만년 적자기업이던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후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효자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양 방산 영역으로의 확장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최초로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했고, 현재까지 총 3척의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로 4척 이상이 수주 후보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방산 통합과 글로벌 확장

김 부회장은 그룹 내 흩어져 있던 방산 계열사들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한화정밀기계 방산부문,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2023년 4월 ㈜한화의 방산 부문을 잇달아 흡수합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액 2조6312억원, 영업이익 47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1.9%, 457.7% 증가한 수치다.

K9 자주포의 성과도 눈부시다. 루마니아가 K9의 10번째 운용국으로 합류하면서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했다. NATO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까지 늘어났다.

직접 발로 뛰는 세일즈 외교

김 부회장의 또 다른 강점은 '현장 중심 경영'이다. 그는 미국, 폴란드, 호주, 중동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방산 외교에 나섰다. 2023년 7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고, 2025년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로 급히 출국했다. 현재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협상단에 합류, 한국 정부가 제안한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구체화하는 데에 힘을 보태기 위한 외교 행보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단순히 기존 사업의 성장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우주·AI·수소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투자도 꾸준히 확대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 수주는 물론, 한화시스템을 통한 저궤도 위성·도심항공교통(UAM)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80MW 중대형 가스터빈의 100% 수소 전소 실증에 성공하며 수소 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한화임팩트를 중심으로 한 수소 밸류체인 전략은 기술 기반 에너지 시장 재편을 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와의 경쟁에서 '반 발' 앞서

조선·방산을 겸업하는 국내 유일의 그룹이 한화와 HD현대인 만큼,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을 비교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정기선 사장보다 반 발 먼저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가장 큰 분기점은 최근 부각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다. 한화는 이 마스가 프레임 안에서 미 해군 MRO 수주, 우주 고도화 프로그램, 수소 밸류체인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승계 구도도 확고해져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이 중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4.91%에서 9.77%로 올랐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까지 환산하면 김 부회장은 (주)한화 지분 20.85%를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0일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 총 1조3000억원에 추가로 인수해 그룹 핵심인 방산 분야에서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글로벌 방산 톱10을 향한 도전

김동관 부회장은 2035년까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폴란드 등 동유럽 생산거점 확보 및 사우디 합작공장 설립에 6조2700억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R&D에 1조56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지난 7월31일 장중 103만5000원까지 오르며 국내 기업 중 다섯 번째로 주당 가격 100만원을 넘긴 상장 종목이 됐다. '황제주'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전략적 밸런스 인상적 평가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설계한 '한국형 록히드마틴' 전략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며 "방산·조선 중심의 고부가 구조에, 친환경 에너지와 우주·AI 기술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밸런스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동관 부회장에게 이번 3주년은 단순한 명함 교체가 아닌, 한화의 정체성과 체질을 근본부터 바꾼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아버지 김승연 회장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미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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