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16일 각 금융회사의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올해 3월 퇴임한 조용일 전 현대해상 대표가 상반기 총 73억 3,300만원을 수령하며 금융업계 전체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기록했다. 이는 급여 1억 3,200만원, 상여 4억 3,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7억 5,500만원에 퇴직소득 40억 1,500만원이 더해진 결과다.
주목할 점은 퇴직소득이 전체 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조 전 대표가 현대해상에서 쌓아온 장기간의 경력과 회사 성과에 대한 보상이 집약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대표와 공동 경영 체제를 이끌어온 이성재 전 현대해상 대표 역시 퇴직소득 13억 5,500만원을 포함해 총 27억 5,600만원을 받아 상당한 수준의 보수를 기록했다.
현직 최고경영자 중에서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가 17억 9,75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그의 급여는 2억 4,880만원에 불과하지만 상여금이 15억 4,000만원에 달해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를 보여준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급여 4억 7,800만원에 상여 10억 7,100만원을 더해 총 15억 5,1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원종규 대표가 11억 3,399만원을 받으며 10억원대 보수 그룹을 형성했다.
중간 규모의 보수를 받은 CEO들로는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6억 1,500만원)와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6억 1,300만원)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는 3억 8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보수 수준 낮아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손해보험업계보다 낮은 보수 수준을 보였다. 이문구 전 동양생명 대표가 퇴직소득 9억 2,000만원을 포함해 12억 7,8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았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9억 2,1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카드업계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단연 돋보이는 보수를 기록했다. 그는 현대카드에서 13억 5,0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13억 4,400만원을 각각 받아 총 26억 9,4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두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금융업계 내에서도 업종별, 회사별로 CEO 보수 정책이 크게 다름을 보여준다. 특히 퇴직금이 포함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크고, 성과연동 상여금의 비중도 회사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의 높은 보수는 업계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며, 카드업계의 경우 디지털 혁신과 비즈니스 다각화 노력이 경영진 보상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