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 주요 금융산업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700억원 증가했지만, 은행과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전체를 끌어올린 반면 보험과 카드업계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한 산업은 은행(+2.3조원), 증권(+1.02조원), 비카드여신(+0.23조원), 자산운용(+0.20조원), 저축은행(+0.65조원) 등 5개 업종이다. 반면 손해보험(-1.10조원), 생명보험(-0.31조원), 카드(-0.27조원), 상호금융(-0.65조원)은 순이익이 감소하며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은행업계는 NIM 하락 등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14조9천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8.4% 증가했다.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의 실적 개선이 견인했으며, 비이자이익과 영업외손익 증가가 주효했다. 특히 환율 및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외환·파생관련이익과 유가증권관련이익이 각각 1조9천억원, 8천억원 개선되면서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증권업계도 수수료수익 개선과 높은 자기매매손익을 바탕으로 5조3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우호적인 증시 환경에 힘입어 수탁수수료가 3,361억원, 채무보증 및 M&A 수수료 등 IB부문 실적이 3,039억원 각각 늘어났다. 다만 실적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대형 20개사에 편중된 양상을 보였다.
반면 보험업계는 고전했다.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은 3,100억원 감소한 3조3300억원, 손해보험사는 1조1천억원 감소한 4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사는 손실부담비용 증가 등 보험손익 감소가,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손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카드업계도 어려움을 겪었다.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 2,25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739억원 축소됐다. 올해 2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2,911억원 감소한 데다 대손비용도 2,643억원 증가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별 차별화 속에서 실적과 건전성 부담이 잔존한 산업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금융산업 펀더멘털 우려는 크지 않다"며 "양호한 크레딧 시장 흐름을 조성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은행업계는 부실채권 증가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부실채권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조2천억원 증가한 16조6천억원이지만, 부실채권비율은 0.59%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본비율도 보통주자본비율 13.57%, 기본자본비율 14.87%, 총자본비율 15.95%로 모두 상승하며 안정성을 보였다.
증권업계 역시 순자본비율 835.6%, 레버리지비율 666.4%로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그간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BIS자기자본비율도 15.6%로 개선됐다.
다만 일부 업종에서는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졌다. 카드업계의 연체율은 1.76%로 전년 말 1.65% 대비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로 올랐다. 비카드 여신업계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각각 2.43%, 2.99%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체 크레딧 채권 잔액에서 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6.5%에 달한다. 이 중 은행이 26.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은행업계의 안정적인 실적 관리가 크레딧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비중이 큰 은행과 증권사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양호한 건전성 관리 능력을 보인 만큼 크레딧 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개별 산업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산운용업계는 운용자산 증가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1조 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6억원 증가했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모두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며 채권형펀드 중심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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