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 참석한 이한준 LH 사장.
이한준 LH 사장은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가 직접 시행으로 땅장사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결과적으로 LH가 여러 가지 역량이 부족해 오명을 쓴 것에 대해서는 기관장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럽다"면서도 "LH가 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니다. 법에 그렇게 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9월 7일 주택 공급 대책에서 그동안 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주택을 공급하던 방식을 중단하고, 앞으로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LH의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책 전환이다.
이 사장은 "교차보전 구조가 이제는 무너지게 됐다"며 "LH가 땅장사 했다는 오명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상당히 저하됐는데, 이제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교차보전은 LH가 아파트 분양이나 택지 개발 사업에서 얻은 이익으로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손실을 충당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사장은 "토지 매각이 안 되니까 자체적인 수익 구조가 없어졌다"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LH 개혁위원회와 중장기적인 재무 안정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 구조와 인력 충원 문제도 LH 개혁위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특히 LH가 공공 시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 충원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LH가 공공 디벨로퍼로서 우수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인재할당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지역인재할당제에 문제가 있다. LH뿐 아니라 대한민국 공기업들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지역 인재 채용을 하다 보니 공기업 단위로 특정 대학에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는 좋은데, 범위를 좀 넓히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1월 LH 사장으로 취임한 이한준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약 3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LH의 사업 구조 전환과 재무 안정화라는 숙제를 안고 임기 말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LH의 직접 시행 전환은 공공주택 공급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지만, 15조원 규모의 재무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공공 디벨로퍼로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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