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500조원 돌파 확실
현재 성장 추세를 고려하면 2026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40년 1,172조원, 2055년 1,85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장기 전망했다.
성장 동력은 △퇴직연금 의무화 단계적 시행(2027년부터 100인 이상), △IRP 세제 혜택 지속, △디폴트옵션을 통한 적립금 방치 해소, △연금 수령 비중 증가로 요약된다. 특히 가입자 증가에 따른 신규 납입보다 운용수익률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에는 수익률 중심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며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C형과 IRP는 개인 선택 구조인 만큼 상품 다양성과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역량을 갖춘 증권사가 우위를 점할 것이다.
반면 DB형은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로 법인 영업력과 안정적 운용 체계를 갖춘 은행과 보험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유형별 특화 전략을 가진 사업자 중심으로 서열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트렌드 전망
1. 실적배당형 비중 15% 돌파
디폴트옵션 정착과 투자자 인식 개선으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현재 12.8%에서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DF 투자액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자산배분형 펀드가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은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 리밸런싱 알림, 은퇴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3. ESG·테마형 퇴직연금 상품 확대
MZ세대 가입자 증가로 ESG, 기후변화, 메타버스, AI 등 테마형 퇴직연금 상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고수' 분석 결과, 지수형보다 테마형 펀드 투자 비중이 높았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4. 연금 인출 시장 개화
고령화로 인해 퇴직연금 인출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연금 수령기 자산관리, 연금 소득과 세금 최적화, 상속·증여 컨설팅 등 인출기 특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5. 기금형 제도 도입 논의 가속화
21대 국회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법안이 재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제도 도입 시 자산운용사의 시장 진입이 허용되면서 업권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기금형 도입 시 자산운용기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은행업 지위는 하락하고 금융투자업자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퇴직연금 투자전략
1. 본인의 은퇴 시기와 투자 성향 파악
TDF는 은퇴 시점(빈티지)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이 자동 조절되므로, 본인의 정확한 은퇴 예정 연도를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는 은퇴 시기보다 위험 선호도(저위험·중위험·고위험)에 따라 선택하는 구조이므로 구분이 필요하다.
2. 원리금보장형 100% 집중 지양
초저위험 디폴트옵션(예금 100%)의 연 2.3% 수익률로는 물가 상승률도 따라잡기 어렵다.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 자금이므로 최소한 저위험 이상(실적배당형 30% 이상)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KB자산운용 이석희 본부장은 "무조건 원금 보장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역선택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3. 수수료와 운용 성과 동시 체크
총비용부담률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수수료 0.1% 차이보다 수익률 1~2% 차이가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포털에서 분기별 공시되는 사업자별 수익률과 수수료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4. 실물이전 제도 적극 활용
2024년부터 펀드를 보유한 상태로 퇴직연금을 이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가입한 금융회사의 수익률이나 서비스가 불만족스럽다면 더 나은 사업자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은행에서 예금만 운용 중이라면 증권사의 다양한 상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5. 퇴직연금 계좌 정기 점검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퇴직연금 계좌를 확인하는 비율이 10%대에 불과하고, 직장인·은퇴자 절반이 디폴트옵션을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소 분기별 1회 계좌를 점검하고, 리밸런싱이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6. 세제 혜택 최대한 활용
IRP에 추가 납입 시 연 900만원(퇴직연금 포함 시 1,8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말정산 시 절세 효과가 크므로 여유 자금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7. 장기 관점의 분산투자
퇴직연금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주식형 펀드 70.1%, 혼합채권형 9.0% 등 실적배당형 비중이 79.5%에 달했다. 하지만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위험자산 투자한도 70%를 준수하면서도 최대한 주식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8. 연금 vs 일시금 수령 전략수립
55세 이상, 가입 5년 이상이면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일시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는데, 통상적으로 연금 수령이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 본인의 은퇴 자금 계획과 세금을 고려해 미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마치며
2025년 퇴직연금 시장은 '수익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실물이전 제도와 디폴트옵션이 정착되면서 가입자들의 '발'이 빨라졌고, 금융회사들은 상품 경쟁력과 운용 성과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2026년에는 500조원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퇴직연금 의무화, 기금형 제도 논의, AI 기반 자산관리 등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퇴직연금을 방치할 이유가 없다. 본인의 노후를 책임질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적극적인 관심과 현명한 운용 전략으로 '진짜 연금'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때다.
[글로벌에픽 신상근 연금경제연구소장 / pinefield@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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