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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간섭, 어디까지 참아야 하나… 법이 보는 ‘이혼 사유’의 기준

이수환 CP

2026-02-12 14:28:48

사진=윤보현 변호사

사진=윤보현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명절마다 “우리 집 방식대로 해라”는 강요, 육아·가사에 대한 끝없는 지적, 친정 흉보는 말까지. 겉으로는 “며느리 사랑”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의 삶을 집요하게 통제하는 시댁 간섭 때문에 상담실을 찾는 여성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는 해당 상황을 이혼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참고 넘기다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뒤에야 법적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민법 제840조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직계존속에는 시어머니·시아버지 등 시댁 부모가 포함된다. 판례와 실무는 단순한 생활 방식 차이, 한두 번의 말다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지만, 반복되는 폭언·모욕, 인격을 깎아내리는 발언, 과도한 간섭으로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심히 부당한 대우”로 인정하고 있다.

실제 대법원은 시어머니가 부부의 일상과 관계 전반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며 며느리를 괴롭힌 사안에서, 이러한 간섭이 혼인 파탄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해 이혼을 인정한 바 있다. 해당 판결에서는 배우자뿐 아니라 시어머니에게도 위자료 책임이 인정됐다.

다만 법원은 늘 “느낌이 아니라 자료”를 본다. 시댁 간섭을 이유로 이혼·위자료를 청구하려면, 시어머니·시아버지의 발언과 행동이 실제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문자·메신저 내용, 녹취, 병원 진단서, 상담 기록 등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이 간섭 때문에 불면·공황·우울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이 의무기록 등으로 뒷받침되면, ‘명절 스트레스’ 수준을 넘어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평가될 여지가 커진다.

중요한 것은, 시댁이 문제를 일으켜도 배우자가 이를 방치하거나 동조했는지 여부다. 배우자가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시댁 편에 서 온 경우, 혼인 파탄 책임은 배우자에게도 함께 귀속되고 위자료 액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지파트너스 여울 여성특화센터 윤보현 변호사는 “시댁간섭 때문에 힘들어하는 많은 여성들이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라며 스스로를 먼저 의심하지만, 반복되는 모욕과 통제, 고립이 혼인관계를 무너뜨릴 정도라면 이미 법이 말하는 ‘심히 부당한 대우’의 영역에 들어와 있을 수 있다”며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단계라면 감정 섞인 다툼보다는 시댁과의 대화 내용, 건강 상태, 생활 변화를 차분히 기록해 두고, 이혼·위자료·양육 문제를 함께 놓고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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