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거듭된 정정 요구가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달 9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한화솔루션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때는 계속해서 정정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투명성 부족이 규제 당국의 핵심 지적
금감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구체성의 부족이었다. 황 부원장은 정정 사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한화솔루션이 안고 있는 유동성 리스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유상증자 외에 자금을 조달할 다른 방법이 정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셋째, 회사가 실적 개선을 전망하면서도 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재무 상황과 증자 필요성을 판단할 정보가 불충분했다는 뜻이다. 규제 당국은 증권신고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의 공시 내용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예정되던 일정이 모두 무산
원래 계획은 촘촘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14일로 잡혀 있었고,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은 6월 22~23일 진행할 예정이었다. 납입은 같은 달 30일 마무리하고, 신주 상장은 7월 10일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이 모든 일정이 재설정되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예정 발행가 3만2400원은 유지했으나 확정 예정일도 삭제됐다. 공매도 거래 제한 종료일은 기존 6월 17일에서 7월 16일로 한 달 연장되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증자 일정은 현재 미정"이라며 "추후 세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1조8000억 증자 규모와 자금 운용 계획
이번 유상증자는 총 5600만주 규모다. 예정 발행가를 기준으로 약 1조8144억원에 달한다. 조달 자금 가운데 약 9077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약 9067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두 용도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나뉘어 회사의 설비 확충과 채무 부담 경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은 전체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받는다. 이는 임직원의 이해를 반영하면서도 광범위한 주주 참여를 유도하려는 구성이다.
규제 당국의 엄격한 기준이 계속될 전망
규제 당국이 지적한 투명성 부족 문제들은 다른 회사들도 참고해야 할 교훈을 담고 있다. 향후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회사들은 재무 상황의 구체적 설명, 대체 자금 조달 방안 검토 내용, 실적 전망의 근거 제시 등에서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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