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07(목)

[심층분석] 삼성전자는 왜 중국시장서 철수 하나

정책·내수·생산 장악 中기업 총공세에 설 자리 없어져

안재후 CP

2026-05-07 14:13:34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중국 시장에서 한때 프리미엄 가전 대명사였던 삼성전자가 백기를 들었다. 삼성전자는 TV·모니터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전반의 중국 본토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폰과 의료기기, 반도체 사업만 현지에서 계속 영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결정은 단순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렬이 아니다. 글로벌 최대 가전시장 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방증이다.

정점대비 1~5% 수준까지 추락한 판매 목표
삼성전자의 몰락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2014~2015년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컬러 TV만 약 30억 달러, 생활가전 약 10억 달러를 판매했다. 휴대폰까지 포함하면 연 200억 달러를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 삼성전자의 판매 목표는 정점 대비 1~5% 수준까지 추락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의 중국 오프라인 채널 판매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보면 충격은 더하다. 컬러 TV 3.62%(5위), 냉장고 0.41%(14위), 세탁기 0.38%(15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현지화 전략의 공백이 일궈낸 빈틈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밀려난 원인은 다층적이다. 중국전자영상산업협회 사무총장이 지적한 첫 번째 요인은 '현지화 부족'이다. 제품 기획과 경영 의사결정 권한이 한국 본사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와 시장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사이 중국 제조사들이 급성장했다. 하이센스, TCL, 샤오미 같은 로컬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가 누렸던 '외산 프리미엄'이라는 무기는 사라졌다. 과거 중국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한 이유는 현지 업체가 같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중국 브랜드가 유사하거나 더 나은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절반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약화는 고급 시장에서도 삼성을 압박했다. 미니 LED TV가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는 2022년이 되어서야 중국 시장에 미니 LED TV를 대규모로 공급했고, 가격은 1만5000위안 이상으로 책정했다. 반면 TCL은 2019년부터 미니 LED를 시작했고, 2021년 대중형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하이센스와 TCL이 백라이트 제어 정밀도에서 삼성을 따라가면서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글로벌 인수합병 브랜드 경쟁력 제고
중국 가전 산업의 부상은 단지 기업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 정책과 자본, 기술 축적이 모두 결집한 결과다. 중국 정부는 2024년부터 '이구환신'(이전 제품 교체) 정책으로 약 3000억 위안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다. 구매 가격의 최대 20%까지 보조금을 지급하자 3700만 명 이상이 가전 교체에 나섰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8대 가전 판매가 6200만 대를 넘었다.

정책 효과는 즉각 중국 가전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4년 중국 내 가전 상장사 106곳 중 93곳이 흑자를 기록했다. 메이디는 매출 4000억 위안을 돌파했고, 하이얼은 매출 2조4000억 위안을 넘겼다.

더욱 강력한 무기는 글로벌 인수합병이다. 메이디가 일본 도시바 가전사업을 인수했고, 하이얼은 미국 GE 가전과 일본 산요, 유럽 캔디를 잇따라 편입했다. 하이센스는 도시바 TV 사업과 유럽 고레녜를 인수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했다.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 제품 상당수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제조 경쟁력까지 내재화했다.

LG전자, 신흥국으로 사업중심 이동
삼성전자 철수결정에 앞서 LG전자는 이미 중국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벗어나 B2B 시장과 신흥국으로 사업 중심을 이동했다. 인도에서는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시장 1위를 유지 중이고, 유럽과 동남아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 시장, 그리고 글로벌 기술 축적 위에 자리한 중국 가전 산업은 이제 외산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요새가 됐다. 삼성전자의 선택은 겉으로 봐선 패배로 보이지만 한국 가전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 대응 측면이 강하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7,490.05 ▲105.49
코스닥 1,199.18 ▼10.99
코스피200 1,149.86 ▲20.23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9,278,000 ▲295,000
비트코인캐시 675,000 ▼2,500
이더리움 3,424,000 ▲2,000
이더리움클래식 13,600 ▼10
리플 2,074 ▼1
퀀텀 1,356 ▲9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9,305,000 ▲333,000
이더리움 3,426,000 ▲5,000
이더리움클래식 13,620 ▲10
메탈 470 ▲2
리스크 194 ▲1
리플 2,075 0
에이다 391 ▼1
스팀 85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9,280,000 ▲360,000
비트코인캐시 675,500 0
이더리움 3,425,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3,560 ▼40
리플 2,074 0
퀀텀 1,349 0
이오타 8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