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6.05(금)

'리딩금융' KB 사람들, 유관기관 수장 잇달아 낙점

화재보험협회·여신협회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릴레이 등판'

성기환 CP

2026-06-05 09:35:54

(왼쪽)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KB금융그룹]

(왼쪽)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KB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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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 출신 인사들이 금융 유관기관 수장 자리를 잇달아 꿰차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KB손해보험 대표 출신 김기환씨가 내정된 데 이어, 4일에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주요 금융 유관기관 수장 자리가 잇달아 KB금융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하며 지난해 순이익 5조8천430억원을 달성한 KB금융의 '인적 파워'가 유관기관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과반 득표' 이동철, 여신협회장 14대 수장 오른다

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전날 오후 면접과 무기명 투표를 거쳐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과반 이상의 득표를 얻은 만큼 사실상 이변 없이 낙점됐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오는 16일 회원사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롯데카드·비씨카드·산은캐피탈·신한카드·신한캐피탈·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하나카드·하나캐피탈·현대카드·현대캐피탈·IBK캐피탈·KB국민카드·KB캐피탈 등 회원이사사 14곳과 감사사(삼성카드)를 합쳐 총 15개사 대표이사로 구성됐다.

지난달 27일 1차 회의에서 이 후보자를 포함해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등 3명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눈에 띄는 점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정통 관료 출신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여신협회장은 통상 관료 출신이 맡아왔으나, 이번 인선에서는 일찌감치 '비(非)관료' 기조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1961년생인 이 후보자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에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금융법 전문가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CSO),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거쳐 KB금융지주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 및 디지털·IT부문장)까지 역임한 'KB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베테랑으로 통한다. 2023년 KB금융지주 회장 선거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세종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선임될 경우, 2010년 여신협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 2016년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에 이어 두 번째 민간 출신 협회장이 된다. 역대 14대 협회장 중 5명이 기재부·금융위 등 관료 출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선은 여신협회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금 여신업계가 힘든 환경에 놓여 있는데, 어려운 부분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서 옆에서 잘 조력해 나가겠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화재보험협회까지…일주일 간격, KB 출신의 '릴레이 낙점'
이번 인선이 단순한 민간 전문가 우대 흐름에 그치지 않는다는 시각이 금융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은, 그 주인공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KB금융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KB 패밀리'의 유관기관 릴레이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를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1963년생인 김 전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장기신용은행에서 출발해, 국민은행과의 합병 이후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홍보부장·리스크관리총괄 전무·재무총괄(CFO) 부사장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21년부터 3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금융감독원 출신 후보(김범준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업계 대표 출신(임규준 전 흥국화재 대표) 등 3파전 경합 끝에 낙점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재무·리스크관리·보험 경영 경험을 고루 갖춘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두 인선에는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모두 KB금융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또는 지주 부회장급까지 오른 인물로, 단순한 'KB 출신'이 아니라 그룹 내 핵심 전략과 경영을 이끈 '정예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 4월 보험연구원장에 민간·학계 출신인 김헌수 전 순천향대 교수가 선임된 것까지 더하면, '탈관료·민간 전문가형 리더십'이라는 흐름 속에 KB금융 출신 인사들이 가장 빠르게 수혜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화재보험협회, 여신협회 모두 민간 출신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되면서 업권 이해도와 현장 전문성을 중시하는 기조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심에 KB 출신 인사들이 자리하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5조 클럽' 리딩금융 파워…다음 무대는 은행연합회·생손보협회

KB금융이 유관기관 인선에서 약진하는 배경에는 그룹 자체의 압도적 위상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2024년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2025년에는 전년 대비 15.1% 증가한 5조8천430억원을 기록하며 '6조 클럽' 진입을 코앞에 뒀다.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52.4%에 이른다.

금융권에서 'KB=리딩금융'이라는 등식이 굳어지면서, KB그룹을 거쳐 나온 인사들의 무게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벌써 다음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은 오는 11월,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은 12월 잇달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으로 일각에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KB 패밀리'의 유관기관 영향력이 하반기 인선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장 자리가 KB 출신으로 채워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KB금융 그룹의 정책적 이익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라며 "협회는 업권 전체를 대변하는 자리인 만큼, 특정 그룹의 색채를 지우는 게 오히려 성공적 리더십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신업계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 지급결제 전용계좌 허용 등 굵직한 정책 현안을 앞두고 민간 출신 협회장의 당국 협상력이 실제로 어떻게 발휘될지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결국 KB금융 출신 인사들의 유관기관 약진은 '리딩금융의 인맥'이 단순한 화제를 넘어, 금융 유관기관 인선 지형 자체를 재편하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연말로 이어지는 은행연합회장·생손보협회장 인선 국면에서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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