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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 박찬구 회장, 中 웨이하이서 미래사업 구상

경영진 대동하고 AWCC 리뉴얼 성과 토대 신소재·배터리 협력 모색

안재후 CP

2026-09-01 14:45:14

▲왼쪽 네번째부터 백종훈 사장, 박준경 총괄사장, 박찬구 회장, 쿵판핑 웨이하이시장, 장산둥 부시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왼쪽 네번째부터 백종훈 사장, 박준경 총괄사장, 박찬구 회장, 쿵판핑 웨이하이시장, 장산둥 부시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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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박찬구 금호석류화학그룹 회장은 지난 8월27일 박준경 총괄사장 등 핵심 경영진을 대동하고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쿵판핑 웨이하이시장 및 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양측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 회장이 직접 나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현지 정부와의 협력이 관광사업을 넘어 미래사업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만남은 2021년 금호리조트 인수 이후 쌓아온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향후 상호 호혜적 관계를 모색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회담에는 금호석유화학의 관리본부장 부사장 고영도와 금호리조트 전무 박점규 등이 함께했고, 웨이하이시 측도 부시장, 비서장, 상무국장, 환취구장 등이 배석했다.

고위급 참석자 구성 자체가 이 방문의 성격을 드러낸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진이 지방정부의 주요 보직자들과 대면한 것은 협력의 현주소를 단순 점검하는 수준이 아니라, 향후 투자와 사업 확장까지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특히 회장과 총괄사장이 함께한 것은 금호리조트라는 기존 현지 자산의 운영 안정화와 동시에 그룹 차원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함께 살피려는 의도로 읽힌다.
AWCC 성장이 만든 5년의 신뢰 자산
금호석유화학그룹에 2021년 편입된 금호리조트는 중국 산둥성에서 아시아나웨이하이컨트리클럽(AWCC)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이 약 2,404억원을 투입해 금호리조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이것이 장기적인 비즈니스 자산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인수 이후 금호석유화학의 전략적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금호리조트는 인수 이후 시설 전반을 리뉴얼하며 한국과 현지 골프 이용객을 유치하고 웨이하이시 관광 활성화에 힘써왔다. 수치로 보면 더욱 명확하다. 금호리조트 매출은 인수 첫해인 2021년 702억원(영업이익 5억원)에서 지난 2025년 1,070억원(영업이익 106억원)으로 52% 급증했으며, 그룹의 비석유화학 성장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박준경 총괄사장이 올해 3월 금호리조트 사내이사에 합류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다.

금호석유화학이 AWCC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웨이하이시 정부와 현지 관계를 견고히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회동의 교두보 역할을 한 것이다.

박찬구 회장도 이를 인식했다. 그는 "중국 골프산업의 발전과 함께 웨이하이와 한국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고,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시 정부에서도 상호 협력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지난 2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사진 앞줄 왼쪽)이 쿵판핑 웨이하이시장(앞줄 오른쪽)과 회담하고 있다.

지난 2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사진 앞줄 왼쪽)이 쿵판핑 웨이하이시장(앞줄 오른쪽)과 회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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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하이시가 던진 신소재·배터리 카드
이번 회동이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쿵판핑 시장의 발언을 통해서다. 쿵판핑 시장은 "웨이하이시는 첨단 제조, 신소재, 배터리 등 분야에서 금호석유화학그룹과 협력의 폭을 넓히기를 바란다"며 "변함없는 전폭적인 행정적 지원으로 상호 이익과 상생 협력을 실현하겠다"고 화답했다. 단순한 인사치레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웨이하이시가 골프장 운영자에게 산업 협력을 제안한 것은 금호석유화학을 이제 관광 기업을 넘어 미래 산업의 잠재적 투자자로 평가했다는 의미다.

웨이하이시의 이 같은 제안에는 지방정부의 구체적인 산업 정책이 배경에 있다. 웨이하이시는 첨단 고분자 소재와 배터리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원덩구를 배터리 소재 집적지로 지정했다. 신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확대는 웨이하이시 정부의 올해 핵심 정책 과제인 만큼, 금호석유화학 같은 대형 소재 기업의 유입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웨이하이에 매력적인 파트너인 이유도 명확하다.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 고분자 소재 제조 역량, 전기차 타이어용 고기능성 합성고무인 SSBR 사업, 그리고 이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CNT) 사업 등이 웨이하이시의 신소재 정책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웨이하이시는 또한 한국 기업 및 한국 관광객과의 연결고리를 이미 가진 AWCC 운영 기반도 평가하고 있다.

CNT 사업, 차세대 배터리 시장 도약
웨이하이시의 배터리 협력 제안이 실제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금호석유화학이 이 분야에서 구체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금호석유화학은 포스코퓨처엠, 비이아이(BEI)와 함께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고기능성 탄소나노튜브(CNT)를 사용해 충전 속도와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포스코퓨처엠은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에 최적화된 양극재 기술을 바탕으로 획기적 배터리 성능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비이아이는 이러한 소재기술을 배터리로 만들어 낼 제조 기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세 회사는 공동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드론, 로보틱스, 도시항공교통(UAM), 고성능 전기차 등 신규시장을 타깃으로 공동 사업화도 검토할 예정이다. CNT는 무음극 구조의 배터리에서 리튬 이온의 균일한 전착을 유도하고 전극 내부 저항을 낮추는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는 배터리 성능 안정화와 수명 연장에 직결되는 부분이다.

금호석유화학 백종훈 대표는 "당사의 CNT 제품이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돌파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첨단소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웨이하이의 신소재 제안과 금호석유화학의 기술 역량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본업 위기 속 탐색되는 새로운 활로
다만 현재 단계에서 이번 회동을 중국 진출 확정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박찬구 회장 일행이 웨이하이를 방문했을 때, 금호석유화학은 현지 공장 신설, 합작법인 설립,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는 지난 5년간 쌓아온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술 협력의 가능성과 실제 투자는 다른 문제다. 금호석유화학이 웨이하이에서 CNT 사업을 추진하려면 고객사 확보, 공장 부지 협의, 투자 규모 책정, 현지 인허가 확보, 공급망 구축 등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본업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7% 급증했지만, 이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제품 스프레드 개선의 일시적 반사이익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합성고무와 NB라텍스 같은 범용 제품은 여전히 중국발 공급과잉 및 저가 경쟁의 직접적인 압력 속에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웨이하이 회동은 범용 석화 사업의 중국 현지 증설이 아닌, SSBR과 CNT 같은 고부가 소재의 고객 확대와 협력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탐색전으로 봐야 한다. 웨이하이시의 신소재 정책이 바로 이 같은 고부가 소재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두 주체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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