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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현대차 떠난 송창현, 왜 피지컬AI로 돌아왔나

라플라시안 로보틱스 설립 로봇사업 도전 … 협력일까? 경쟁일까?

안재후 CP

2026-10-27 10:35:57

전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장

전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현대차그룹에서 자율주행 사업을 이끌다 지난해 12월 물러난 송창현 전 사장이 피지컬AI 스타트업을 세웠다. 포티투닷 창업자인 송 전 사장은 최진희 전 포티투닷 대표 등과 '라플라시안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의 핵심으로 내세운 바로 그 분야다.

포티투닷 출신 중심, 직원 10명 안팎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라플라시안 로보틱스는 분당 수내동에 자리 잡았다. 현대차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있는 판교에서 약 5㎞ 떨어진 곳이다. 직원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고, 피지컬AI 개발 인력을 잇달아 채용하고 있다.

설립 시점은 보도마다 차이가 있다. 국민일보는 3월에 설립됐다고 전했고, MTN은 지난 6월 17일 법인 설립 등기를 5월 22일에 마쳤다고 보도했다. MTN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최진희 전 대표가 맡고, 송 전 사장은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핵심 인력도 포티투닷 출신이다. 차량 OS 개발을 맡았던 정원국 리더가 로봇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출신 양경수 리더가 로봇 하드웨어를 각각 담당한다. 회사는 제조·물류 현장의 자율화를 목표로 하며, 현재는 산업용 로봇에 적용할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법인 등기상 사업 목적에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과 산업용 로봇·자동화 설비 제조, 시스템 구축 서비스가 포함됐다. 투자 유치 규모와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4277억원에 인수된 포티투닷 … 헤어질 땐 ‘잡음’
송 전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뒤 2019년 포티투닷을 창업했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포티투닷을 4277억원에 인수했고, 이후에도 2023년 3462억원, 2024년 2617억원, 2025년 1조978억원을 출자했다. 비즈워치 집계로 2019년 설립 이후 6년간 투입된 자금은 모두 2조1504억원이다. 국민일보는 인수 당시 약 36% 지분을 보유했던 송 전 사장이 수천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송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3일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의선 회장과의 면담을 거쳐 AVP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접목하는 도전이 순탄치 않았다며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고 적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소프트웨어 전환을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기술 내재화에 무게를 실었다. 장재훈 부회장이 12월 12일 임직원에게 이를 강조했고, 올해 1월에는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거친 박민우 사장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정의선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가 승부수 띄운 시장과 겹친다는데 …
송 전 사장이 택한 분야는 현대차그룹의 전략 방향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1월 5일(현지시각) 미국 CES 2026에서 '피지컬AI 선도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연구형·개발형 모델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 공정에 먼저 투입되고, 2030년 이후 조립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로봇 하드웨어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제조 현장의 자율화를 내건 라플라시안 로보틱스의 사업 영역과 겹치는 시장이다.


“퇴직 임원 언급은 적절치 않아” 말 아끼는 현대차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라플라시안이 로봇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면 현대차그룹 로봇 생태계에 기술 공급자나 파트너로 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한쪽에 있다. 반대편에서는 그룹이 자체 개발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중심 생태계를 강화하는 만큼, 전직 핵심 인사의 독립 스타트업은 경쟁 구도로 읽힐 수 있다고 본다. 두 회사 사이의 협력이나 투자 관계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인재 이동도 변수다. 포티투닷 출신이 새 회사의 핵심 인력을 맡으면서, 소프트웨어·로보틱스 인력 확보를 둘러싼 그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송 전 사장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한 전문가는 익명을 전제로 "현대차그룹이 송 전 사장만 믿다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송 전 사장의 창업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내부에서는 "퇴직한 임원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자율주행에서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창업자가 피지컬AI에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투자 유치와 첫 제품, 고객사 확보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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