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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밀집장소추행, 우연한 신체 접촉과 고의적 추행의 판단 기준은

김동원 CP

2026-10-30 12:29:45

사진=법무법인 열연 김태환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열연 김태환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최근 법원은 술에 취한 상태로 지하철에서 다른 승객에게 신체 일부를 밀착시켜 추행하고 주요 부위를 노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가대표 수구선수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과거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을 불리한 사정으로 보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하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등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달리 폭행·협박을 성립요건으로 요구하지 않지만, 장소 요건과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 고의는 각각 확인돼야 한다.

공중밀집장소는 사건 당시 실제로 사람이 붐비는 곳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2009년 판결에서 찜질방 수면실처럼 일반인의 이용을 위해 상시 개방된 곳도 공중밀집장소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장소의 일반적 특성을 이용한 추행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시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접촉 부위와 방식,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대법원은 2020년 판결에서 피해자가 실제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껴야만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자신의 행동이 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신체 접촉을 했는지, 접촉 경위와 전후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 보면 사람이 붐비는 대중교통에서는 차량의 흔들림이나 주변 승객의 이동으로 몸이 밀려 우연히 접촉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다. 반면 상대방이 몸을 피했는데도 특정 부위에 대한 접촉이 계속됐다면 고의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결국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추행의 고의를 단정할 수는 없다.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사건에서는 각자의 설명이 실제 현장 상황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CCTV에 나타난 움직임이나 주변인의 진술 등을 통해 접촉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영상에 접촉 장면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더라도 사건 전후의 움직임이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벌금형을 받더라도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된다. 신상정보 공개·고지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은 별도의 법정 요건에 따라 판단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범예방을 위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도 부과된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참작될 수 있으나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게 하지는 않는다.

결국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는 신체 접촉의 경위와 행위의 성격, 고의 여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진다. 따라서 혐의를 다투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쟁점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글 : 법무법인 열연 김태환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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