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1.02(월)

이재용 회장 요코하마 행보에 담긴 의미는

칩 성능만 높이는 건 한계 … 패키징이 AI반도체 ‘초격차’ 승부처

안재후 CP

2026-11-02 11:01:41

이재용 회장 요코하마 행보에 담긴 의미는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 창립 57주년이던 11월 1일, 이재용 회장은 일본 요코하마의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을 찾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칩 자체의 미세공정에서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패키징 기술로 옮겨가는 가운데, 그는 연구 현장에서 차세대 기술의 진척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패키징이 AI 성능을 좌우한다
GPU, HBM, 가속기 칩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기술은 AI 시스템의 데이터 대역폭과 전력 효율, 발열 성능을 직접 결정한다. 칩의 성능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패키징이 새로운 경쟁력의 축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기술에 더해 첨단 패키징 구현에 필요한 소재와 설비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장이 연구 현장을 직접 찾은 배경에도 이러한 판단이 자리한다.

9월 개소한 APL, 두 달 만에 첫 점검
이 회장은 9월 8일 공식 개소한 삼성전자의 일본 내 패키징 연구거점 'Advanced Package Lab(APL)'을 찾아 차세대 패키징 요소기술 연구 현황을 점검했다. 개소 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첫 현장 점검이다. 그는 APL 연구진과 함께 첨단 패키지의 소재와 공정 기술 개발 상황을 살피고,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패키징 기술 확보를 당부했다.
패키징 기술에 대한 이 회장의 관심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첨단 후공정 역량을 점검한 바 있다.


일본 소부장과 손잡고 글로벌 거점 키운다
삼성전자는 2023년 요코하마에 APL을 설립했다. 2024년부터 5년간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해 일본 내 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APL은 웨이퍼 본딩과 유리기판 등 차세대 공정과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향후에는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양산을 위한 고성능 패키징 신구조 개발까지 역할을 넓힐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날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많고, 산·학·연 생태계가 탄탄하다. 요코하마는 도쿄에 인접한 대도시로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모여 있어 전문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현지 연구 인력을 계속 늘려 요코하마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연구소 산하 패키지 연구조직과는 연구 분야를 달리하며 긴밀히 협력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투자 기조, 로봇 사업으로 확장
이 회장은 2022년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단지 기공식에서 차세대와 차차세대 제품을 향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도체 연구 투자에 대한 이 같은 신념은 신사업 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4주년을 맞은 지난달 27일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의 RX사업추진실을 찾았다. 약 3시간 동안 노태문 DX부문장과 함께 로봇 팔과 손을 활용한 정밀 조작 기술과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제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7'에서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패키징에서 로봇까지 이어지는 이 회장의 현장 경영이 '초격차' 전략으로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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