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차진희기자] 세계경제포럼(WEF) 국제에너지커뮤니티가 지난 10년간 에너지 부문 글로벌 혁신 트렌드를 발표했다.
◇ 재생에너지 비율 높이기 위한 인프라 변화
고압직류송전이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을 직류로 바꿔 송전한 후 다시 교로로 변환해 소비자에게 공급하시는 방식이다. 교류로 송전할 때 보다 전력 손실량이 적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high-voltage direct current)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규모 전력을 지하·해저·지상과 상관없이 송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풍력·사막·내륙 태양광 발전 전력을 도시로 송전 시 효율성이 높아졌다.
◇ 에너지 효율 증대 위한 기술 개발
발전기기 개발 기업 ABB는 2011년에 고효율 전동모터를 개발했다. 기존 동력모터의 작동 에너지를 25%가량 절약하면서 온도를 낮추고 소음까지 줄였다.
이후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인 IE5 모터를 출시했다. 신모델은 에너지 손실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년 ABB 전동모터가 글로벌 전력 소비 8일 치 분량의 에너지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에너지 회사 렙솔(Repsol) 역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부산물 처리 시점을 분석해 알려주는 오일 정제 모니터링 기술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주요한 이슈로 자리 잡아 왔다.
◇ 재생에너지 통합 관리 위한 시도: ICT 기술 접목
분산돼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통합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이 필요하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란 전기 공급자와 생산자에게 전기 사용 정보를 전달해 전기 공급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페인 전력회사 이베르드롤라(Iberdrola)는 분산돼있는 자사 전력망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20억 유로(한화 약 2조 6,967억 원)를 투자했다. 스페인 내 9만 개의 변전소에 1,080만 개의 디지털 미터기를 설치해 전력 설비를 원격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동화 시설을 구축했다.
또 다른 스페인 재생에너지 기업 악시오나(Acciona)는 재생에너지 통합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악시오나는 재생에너지 발생 위치, 경로 등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제공해 청정에너지 100% 공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 디지털 기술 접목해 전력 시스템 운영 효율↑
전력 시스템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이탈리아 전력회사 에넬(Enel)은 네트워크 디지털 트윈을 개발했다. 에넬은 신기술을 활용해 물리적 전력 시스템을 환경을 가상에 구현하고 분석, 예측,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스템 최적화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센서, 3D 모델링, AI, 증강현실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글로벌 전력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다.
◇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신기술 개발 이어져...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단순 저장하는 것을 넘어서 산업 공정 등의 원료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넬대학에서는 HI-Light 화학 반응기를 개발해 인공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합성가스, 메탄올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전력 접근성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
2013년, 미국 정부는 아프리카 개발 협력 프로젝트인 파워 아프리카(Power Africa)를 진행했다. 올해까지 나이지리아,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 90만 개 이상의 전력망을 연결하면서 글로벌 전력망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전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분산형 소형 그리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분산형 소형 그리드란 중앙 전력망 연결 없이 좁은 단위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태양광 기술 개발 기업 오크라(OKRA)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소형 그리드를 연결해 개인이 모은 전력을 지역 공동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