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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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 발표를 미루고 의료계와 협의하기로 한 가운데, 환자단체 등 시민사회 등으로 넓어졌던 논의가 다시 의정(醫政) 간으로 좁혀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 이후 3천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입학정원을 2025년도 대학입시부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정원 확대 폭 등 세부 방안을 지난 19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의사단체들이 반발하자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의사 파업 등 갈등이 격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하며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의사단체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협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정부와 의사단체 간 입장 차이가 크다.

복지부는 의료계는 물론 환자단체 등 수요자 대표, 시민단체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의대 증원 논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보건의료정책 심의기구다. 정부부처 차관급 7명, 수요자 대표 6명, 공급자 대표 6명, 전문가 5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14차례에 걸쳐 의협과 양자 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의협과의 협의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 데다, 의대 정원 논의를 의사단체와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논의의 틀을 보정심으로 확대했다.

복지부는 지난 8월 말 보정심 산하에 의사 인력 확대를 논의하는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꾸려 최근까지 5차례 회의를 열었다.
이 전문위에는 복지부, 교육부, 의대 교수, 국책 연구소 연구위원, 의사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의협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의 강민구 정책자문위원도 위원이다.

복지부는 의협과 논의를 계속하면서도 보정심을 의대 증원 논의의 핵심 틀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의협은 의료현안협의체가 논의의 중심이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의대 정원 문제를) 보정심에 가져가면 안 된다. 의료계와 협의한다고 했으니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게 맞다"며 "보정심에서만 논의한다면 의협을 패싱하는 셈"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보정심에 의사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골라서 (위원으로) 넣은 것"이라며 "의협이 들어가 있지도 않은데, 의료계와 협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협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계와 의대 정원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다.

의협이 '개원의 중심'의 단체인 만큼 국립대병원, 상급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의료계 원로 등으로부터 목소리를 들을 방침이다.

정부는 의료계 의견 수렴을 중시하면서도 의대 증원 관련 논의를 더 넓은 틀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방안과 지역 필수의료 지원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의료계와 협의하겠다"면서도 "국민과 환자단체, 전문가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만 의대 정원 문제를 협의한다면 스스로 만들어놓은 거버넌스(보정심)을 부정하는 셈"이라며 "의협과 소통을 해야 하겠지만, 의협과 (의대 정원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면 국민들이 그렇게 만든 정책을 신뢰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교육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대학 정원을 정할 때 정부가 직능단체와 협의하는 경우는 사실상 '의대'뿐이다.

대학 정원은 기본적으로 대학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연합자료)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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