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마친구아들’이 김지은에게 미친 영향 “딱딱한 역할을 많이 했던 제게 생활 연기 감각을 선물해준 작품”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매 작품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김지은이 배우로서의 진가를 증명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입지를 다진 김지은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오롯이 연기력만으로 자신만의 이름값을 되새기고 있다.

“’정모음을 김지은이 연기해서 좋았다‘, ’모음이 다움을 김지은이 살려줬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제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요. 매 작품 늘 배워요. 이번 현장에서는 힘든 스케줄 속에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해인 오빠, 소민 언니를 보며 많이 배웠어요.”

’엄마친구아들‘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 하려는 여자 배석류(정소민 분)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 친구 아들 최승효(정해인 분)가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다.
“딱딱한 역할을 많이 했던 제게 생활 연기 감각을 선물해준 작품이에요. 또한 ’천원짜리 변호사‘ 백마리에 이은 말맛 나는 대사의 재미를 느낀 또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어요.”

극 중 김지은은 배석류와 최승효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혜릉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정모음 역으로 활약했다.

“정모음은 자신의 직업과 친구를 사랑하는 캐릭터였어요. 기존 제가 했던 캐릭터들이 복수심이나 욕심이 강했다면, 그게 전혀 없었어요. 다만 그 때문에 포인트를 짚기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에요. 저와 꽤 비슷해요. 두루 사람을 좋아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쾌활한 모습은 정말 같아요. 다만 모음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한한 사랑을 주는 반면, 저는 뭔가 더 꼼꼼히 살피는 편이죠. 마치 모음은 F, 지은은 T가 아닐까 싶어요.”


앞서 작품은 김지은의 캐스팅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지은이 그려낼 정모음 캐릭터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아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제가 보통 연기할 때 인간 김지은에서 출발해서 작가님의 필력에 힘입어 캐릭터를 구축하는 편이에요. 그 때문인지 캐릭터를 입고 벗는 데 자유로운 편이죠. 물론 병행하고 있을 때 섞일 때도 있지만, 그를 잘 가려내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례로 ’엄마친구아들‘과와 채널A ’체크인 한양‘ 사이 겹쳐질 때가 있었는데, 제 스스로 캐릭터감이 일부 섞여 보였어요. 그래서 캐릭터 몰입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 버전들을 다양하게 만들고 풀어내고자 했어요.”

정모음은 혜릉동에 새롭게 이사온 기자 강단호(윤지온 분)와 사랑에 빠진다. 정모음과 강단호의 러브라인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강단호에게 죽은 형의 조카 연두(심지유 분)가 있었기 때문.
“직접적으로 마주한 적은 없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은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제가 먼저 다가서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남사친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성별을 넘어 연령대 차이가 있어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무도 모르는 포인트를 은근슬쩍 챙겨주는 디테일한 사람이 끌려요.”

정모음은 어린 시절부터 절친인 배석류와 최승효 외에도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형님 부부의 유일한 혈육인 조카 연두를 홀로 키우는 강단호, 혼자 어렵게 자신을 키운 엄마 재숙(김금순 분) 등과 끈끈한 애정을 보여준다. 동료 배우들과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윤지온 배우는 단호와는 반대되는 묵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배우예요. 촬영을 거듭하면서 괜찮고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금순 선배는 정말 다정하세요. 먼저 ’내 딸이래‘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와 주시고, 조용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연기들을 보여주셨어요. 지유는 정말 똑똑하고 귀여운 친구예요. '천원짜리 변호사'때 함께 했던 친구기도 해서, '너 소미지'라고 물었더니, '백마리 이모죠?'라고 하며 친근하게 대해줬어요. 촬영하는 장면들을 모두 이해하고 나름 분석하고 있는 모습이 특별했어요.”

앞서 ’엄마친구아들‘의 또 다른 커플인 정해인과 정소민은 실제로도 연애를 하는 중이 아니냐는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김지은에게 윤지온과 열애설이 나면 어떨까 물었다.

“행복할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케미를 좋게 봐주셨다는 것 아니겠어요. 열애설로 기사가 나면 꽤나 칭찬이지 않을까 싶어요. 좋을 것 같아요.”


정모음은 강단호, 연두와 함께 열린 결말을 맞는다. 이에 ’엄마친구아들‘ 시청자들은 세 사람의 스핀오프를 제안하며 뒷이야기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냈다.

“연두와 모음, 단호, 엄마 등 가족 동화 같은 따뜻함이 이어질 것 같아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음과 그를 묵묵히 지지해줄 단호와 연두 등이 떠올라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당연히 동참하고 싶어요. '해릉즈'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뤄질 것이 기대돼요.”

2021년 MBC ’검은 태양‘ 국정원 요원 유제이 역으로 그해 신인상을 수상하며 깜짝 등장한 후 이듬해 SBS ’천원짜리 변호사‘ 백마리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 MC 등 연기 이외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김지은은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동안 김지은은 여러 장르를 오가면서 검사, 변호사, 브랜드 홍보 전문가 등 강한 인상의 캐릭터를 담당했었다.

“저보다 잘하시는 분들이 많음에도 쓰임 받을 수 있어 감사해요. 아마도 현장에서 씩씩하게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좋게 보였나 싶어요. 그렇게 연기하면서 점점 시야가 넓어져요. 처음에는 제 것만 하기에 급급했다면, 갈수록 제작진의 의도나 시청자들의 시선들이 어떨지 생각이 들어요.”

김지은은 올해 연말 공개 예정인 새 드라마 ’체크 인 한양‘를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체크 인 한양‘은 ’손님은 왕‘이라는 무엄한 기치를 내건 조선 최대 객주 용천루와 그곳에 교육 사환으로 입사한 조선 꽃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파란만장 성장 로맨스 사극이다.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등과 같은 제대로 된 관련 장르물은 물론,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도전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때로는 비판받을 수도 있겠지만, 늘 응원하고 싶은 단단한 배우로 대중에게 인식됐으면 해요.”

김지은과의 인터뷰는 정말 유쾌했다. 꾸밈없이 대화하는 모습 이대로만 해도 모든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해 낼 것 같은 모습이다. 연기, 그리고 작품을 이야기할 때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 김지은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보통 캐릭터가 주는 힘을 보고 대본을 택하곤 해요. 그렇게 맡게 된 캐릭터들의 감정과 생활의 포인트들을 살려내려고 공부하는 과정들이 재밌어요.”

[사진 제공 = HB엔터테인먼트]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