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은 지난 7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열린 제84회 창립기념식에서 이장한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롭게 개편한 CI를 공식 선포했다. 이번 CI 교체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종근당의 새로운 도전 의지를 담았다.
글로벌 지향적 이미지 강화한 새 CI
새 CI에서는 종근당의 상징인 '종' 크기를 키우고, 종을 감싸고 있는 원형 지름을 넓혔으며, 원형 테두리 안에 쓰인 슬로건의 폰트를 확대해 인류 건강을 위한 기업의 사명을 더욱 강조했다. 서체는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종근당 미래체'를 적용했는데, 디지털 시대에 맞춰 돋움체와 굴림체의 조화를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글자체를 구현했다.
서체를 탄력 있게 우상향하는 획으로 디자인해 세계로 성장하고 뻗어 나가는 모습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했으며, 종의 초성인 'ㅈ'자는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미래를 위해 힘차게 도약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기존 서체를 둘러싸고 있던 사각형 프레임을 제거하고 글자 크기를 확대해 선명성과 가독성도 높였다.
로고 색상은 종근당의 시그니처 색상인 청색이 가진 탄생, 생명, 희망 등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명도를 한층 높여 기업의 밝은 미래와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제고했다.
화사발전 과정과 함께 변화해온 CI
종을 기업의 심볼로 사용한 것은 1960년 디자인 공모전부터다. 당시 당선된 작품은 서울대 미대생이 교회에서 울리는 새벽 종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한글 '종'자와 종(鐘)의 단면을 결합해 단순한 선으로 표현함으로써 소리를 시각적 이미지로 변환시켰다.
1960년대 말에는 인간존중의 정신과 우주의 완벽을 상징하는 원을 그려 넣어, 국내 의약품 수출의 효시를 이끈 만큼 완벽한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신념을 표현했다. 1970년대 초에는 심볼을 감싸는 원형 테두리에 'SERVING HUMAN HEALTH EVERYWHERE'라는 영문을 넣어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1970년대 중반에는 슬로건을 'BETTER LIFE THROUGH BETTER MEDICINE'으로 교체하고, 한국 서예의 대가인 김충현 선생의 일중체로 제작한 서체 '종근당'과 조합해 현재까지 사용해 왔다.
R&D 중심 글로벌 혁신 제약기업 도약
종근당은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종근당의 R&D 인력은 549명으로 전체 직원 대비 23.5%를 차지했으며, 이는 국내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23년 11월에는 스위스 노바티스에 희소질환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최대 1조73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며 혁신 기술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나섰다. 종근당은 또한 차세대 신약 기술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플랫폼 기술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초 이장한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합성신약,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을 개발하기 위한 미래 로드맵을 세우겠다고 밝혔으며, 경기 시흥시와 배곧지구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자회사 경보제약은 지난 2월 국내 바이오기업 바이넥스와 손잡고 ADC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2027년 하반기부터 임상시험용 제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7일 새 기업이미지(CI)를 발표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이장한 회장은 "새로운 CI와 함께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고 종근당의 미래 비전인 '창조적인 K-헬스케어 DNA'(CKD)를 실현해 '한 사람에서 전 인류까지, 예방부터 치료까지 제약 기술 혁신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제약기업의 사명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신규 CI를 종근당 및 계열사의 모든 제작물과 서식에 적용하고 있다. 충정로 본사를 비롯해 전국 각 지점과 사무소, 공장과 해외법인의 옥외 간판이 교체됐으며, 임직원들의 명함과 사원증, 사내·외 모든 시설물과 제품 패키지도 신규 CI로 제작됐다.
창립 84주년을 맞아 전통의 제약기업 종근당이 선보인 새로운 CI와 함께,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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