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금리 인하는 성장과 물가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금리 인하 명분이 2월 전망보다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물가의 경우 내년까지 2% 목표치 이하 안정 경로를 제시하면서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기 의견이 4명으로 과반을 넘겼고, 이창용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부의 비둘기파적 모습은 퇴색됐다. 먼저 0.8%로 제시된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한은의 판단이 주목된다.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나 나오던 0%대 이하 성장률 기록 전망이 우려스러운 건 사실이나 당시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08년 잠재 성장률은 3%대에 있었지만, 지금은 2% 이하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총재는 0%대 또는 역성장 기록 가능성이 2008년 5%에서 현재 14%로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내년 1.6% 성장률 반등 기대 역시 가파른 금리 인하 전망을 약화시킬 요인이다. 현재 경기 부진은 내수에서 비롯되고, 이는 민간소비보다 건설경기 둔화가 결정적이다. 0.7%p 성장률 하향 조정에서 건설 부진이 0.4%p를 차지한다는 한은의 평가다. 하반기말로 갈수록 건설 부진폭이 일부 해소되고, 1분기부터 반등 전환하는 민간소비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성장세 회복 경로가 유효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애널리스트는 "5월 금통위는 중립적 이벤트로 해석해야 한다"며 "21대 대선 이후 시선은 확장 재정으로 옮겨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1차 추경에서 여유자금을 소진해 2차 추경은 편성 자체만으로도 공급 증가 우려가 있으며, 정부 지출 조정 등도 시사하지만 2차 추경 규모 경계 속 단기적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고 3년 기준 2.40% 일시적 상회 가능성을 열고 6월 대선 전후를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확장 재정으로 옮겨질 공산이 크다는 정치적 변수와 2차 추경 편성 자체만으로도 국채 발행 증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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